오비맥주. 사진=동아일보 DB
오비맥주
오비맥주가 남한강 물을 취수해 36년간 맥주를 만들면서도 사용료를 내지 않았다는 논란에 대해 “지자체가 사용료를 부과한 적이 없어 납부해야 하는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19일 도의회 양근서(새정치민주연합·안산6) 의원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하천점용 허가 및 하천수 사용허가를 받아 1979년부터 이천공장에서 18㎞ 떨어진 여주 남한강 물을 끌어와 맥주 제조에 사용했다.
하지만 오비맥주는 하천수사용료를 내지 않다가 지난달 말 여주시가 2009∼2010년 2년치 12억2000여만원을 부과하자 이를 납부했다는 게 양근서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오비맥주 측은 “지난해 12월 여주시청에서 2009년과 2010년에 사용한 하천수에 대해 12억여 원의 사용료를 납부하라는 고지서를 받으면서 처음 알게 됐다”며 1월 초에 여주시가 부과한 비용을 모두 납부했다고 밝혔다.
오비맥주는 남한강 여주보 인근 800m 지점에서 물을 취수하고 있다. 현재 이 물은 파이프를 타고 오비 이천공장으로 옮겨져 맥주로 만들어진다. 이처럼 하천수를 사용할 경우 한강홍수통제소로부터 취수 허가를 받고 사용료를 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 경기도는 “오비맥주의 남한강 물 사용료는 댐 건설법상 댐용수 사용료 부과 대상이므로 하천수 사용료 부과대상이 아니다”라고 했고, 여주시도 경기도가 부과하는 줄 알고 사용료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결국 논란이 일자 여주시는 뒤늦게 2009∼2010년 2년치에 대해 사용료를 징수했다. 2011∼2014년 사용료도 이달 중에 부과할 계획이지만 2009년 이전 사용료는 지방재정법 소멸시효(5년)가 지나 받아 낼 수 없다.
오비맥주 측은 “지난 2013년만 해도 주세로 납부를 한 금액이 1조2000억원, 법인세로 1200억원을 냈는데 한 해 6억원 가량의 사용료를 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했다.
또한 이천공장 설립 당시 공공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았으나 수백억 원을 투자, 자체적으로 취수시설이나 송수관로 등을 직접 설치해 이천 지역 시민들이 생활용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이 시설의 유지보수 비용만 연간 10억원 정도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양근서 의원은 “경기도와 여주시가 무지와 깜깜이 행정으로 일관하다 본 의원의 지적에 따라 뒤늦게 하천수사용료를 부과했다”며 “대기업인 오비맥주에 특혜를 준 것이고 세수입을 탕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자원인 강물을 공짜로 길러다가 맥주를 만들어 팔아왔다는 점에서 오비맥주는 ‘봉이 김선달’이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오비맥주는 공짜 물값의 사회환원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비맥주. 사진=동아일보 DB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