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호조로 ‘부실 대명사’ 오명씻어… 신뢰받는 ‘서민금융’으로 거듭나길
장윤정·경제부
2011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대출 여파로 저축은행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부실의 대명사’란 오명을 뒤집어썼던 저축은행 업계가 요즘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사람과 돈이 몰리고 있고, 수익지표도 개선되고 있습니다.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4년 7∼9월에 저축은행 업계는 당기순이익 190억 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습니다. 저축은행이 분기 흑자를 낸 것은 2009년 10∼12월 이후 약 5년 만입니다. 올해 1∼3월 성적은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청신호’만 있는 건 아닙니다. 시중은행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완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1금융권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습니다. 신용대출 시장에서는 저축은행 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저축은행이 신뢰받는 금융회사로 거듭날 수 있을지는 틈새시장 찾기에 성공하느냐 여부로 판가름 날 것 같습니다.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 방카쉬랑스, 카드 등 영업 방향을 다각화하고 저축은행별로 강점을 찾아야 합니다. 알짜 중소기업 대출에 집중하고 있는 SBI저축은행이 한 예입니다. ‘고객 숟가락 숫자까지 알 만큼’ 자주 방문하는 방식으로 ‘관계형 금융’에 앞장서는 진주저축은행도 있습니다.
한때 수많은 예금자들을 울렸던 저축은행이 이제는 저신용자들의 숨통을 틔워주는 진짜 ‘서민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를 바랍니다.
장윤정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