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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70돌 맞아 ‘남북 이벤트’ 추진… 北 호응할지 불투명

입력 | 2015-01-20 03:00:00

[부처 업무보고/외교-통일]통일부 “남북 교류협력 복원”
정부 “김일성, 생전에 철도연결 애착”… 서울-평양에 문화원 설치도 계획
남북대화 진전 있어야 실현 가능… 朴대통령 “北주민 실질적 도움 줘야”




통일부는 19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광복 분단 7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남북공동사업 계획을 내놓았다. 이명박 정부 이후 끊겼던 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협력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 광복 70주년 공동사업으로 5·24 우회

통일부는 이날 남북을 X자로 종단한 뒤 신의주를 통해 중국횡단철도(TCR)로, 나진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각각 이어지는 철도 시범운행 계획을 밝혔다. 남북 철도 연결 구간 중 동해선은 일부가 연결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2007년 시험 운행한 경험이 있는 경의선을 이용해 한반도종단철도와 유럽을 잇겠다는 것이다. 통일부는 북한 김일성 주석이 1994년 7월 사망하기 한 달 전쯤 남북 철도 연결을 지시해 유훈으로 남겼고 경의선 연결에도 애착을 보인 만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남북을 잇는 철도 시범운행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서울과 평양에 동시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남북겨레문화원(가칭)은 남북한 관계자들이 상주하면서 남북겨레말큰사전을 만들고 개성 만월대 발굴 성과 등을 전시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남북관계 진전에 따라서는 남북 간 채널은 물론이고 대사관에 준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 통일부는 남북 고위 당국자 간 광복 70주년 공동사업 협의 채널로 ‘남북공동기념위원회’를 설립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정부는 이런 사업들을 5·24 조치 해제와 상관없이 추진하는 우회 전략을 활용할 방침이다.

○ 북한을 대화와 비핵화로 이끌 전략은?

통일부가 이날 발표한 대부분의 계획은 남북대화의 진전 없이는 실현되기 어려운 사업들이다. 북한을 남북대화로 끌어들일 전략이 함께 제시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여기에서 나온다. 이날 통일부와 외교부의 구상은 북한 주민 삶의 질을 개선하거나 북한을 실질적 비핵화로 이끌어낼 전략적 로드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벤트성 사업을 통한 양적 확대에 만족하기보다는 남북 주민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남북 교류협력의 질적인 향상을 이루도록 힘써야 한다. 창의적이고 실질적인 비핵화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건은 북한의 대화 호응 여부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대화에 응하지 않으면서 대북전단에 이어 한미군사훈련 문제까지 제기하고 있어 북한의 대화 의지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 “다음 정부에서도 통일 준비”

류 장관은 이날 평화통일기반구축법(가칭) 추진 계획도 보고했다. 다음 정부에서도 통일 준비를 계속할 수 있도록 통일 준비에 대한 정부의 책무, 통일 준비를 담당할 인력 양성, 부처별 통일전담관 지정 등을 법률로 규정하고 대통령령에 따라 설치됐던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의 법률적 근거도 마련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만큼은 정치와 이념을 떠나 기본권 보장이라는 인식을 갖고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며 “국군포로 송환과 남북유해공동발굴사업을 남북 간 협의 통해 해결하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탈북자도 단순한 지원 위주 정책에서 벗어나 통일 준비 관점에서 새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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