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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군 “IS에 합류 어떻게 하면 되나”… 상대 “터키 가서 하산에 연락하라”

입력 | 2015-01-20 03:00:00

본보, 터키 실종 김군 트위터 확인
2014년 10월 트위터서 만난 인물과 IS 가담 모의한 정황 드러나
하산과 연결된후 ‘비밀 SNS’ 대화




터키에서 실종된 김모 군(18)이 지난해 10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슬람 과격단체인 ‘이슬람국가(IS)’ 가담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은 김 군이 SNS를 통해 ‘하산’이라는 터키 현지 인사와 대화하다가 지난해 12월 보안성이 높은 ‘슈어스팟(surespot)’으로 대화 방식을 바꾼 것으로 보고 있다.

19일 동아일보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지난해 10월 4일 김 군이 사용 중인 것으로 보이는 ‘glot****’라는 계정의 트위터에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에 합류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되느냐”라는 영문 글이 올라왔다. 얼마 뒤 ‘habdou****’라는 계정 사용자는 “IS에 합류하려면 먼저 터키로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이어 두 사람은 구체적인 IS 접촉 방법까지 트위터로 논의했다. ‘habdou****’ 계정 사용자는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하산(hassan)에게 연락하라”며 하산이란 인물의 터키 연락처를 알려줬다. 경찰에 따르면 김 군은 터키로 떠나기 전 부모에게 “하산을 만나러 가겠다”고 말했다.

김 군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glot****’ 아이디는 세 살 아래 동생이 사용하던 것과 동일한 것이며 김 군의 아버지가 사용하던 이메일 아이디와는 끝자리 숫자 하나만 다르다. 해당 트위터는 2013년 1월 개설됐으며 IS 추종자 수십 명을 팔로우하거나 IS 조직의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을 리트윗(재전송)하기도 했다.

경찰은 김 군이 초기에 트위터를 사용하다가 이메일과 슈어스팟 등 보안성이 높은 방식으로 바꿔 하산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하산이라는 인물이 ‘슈어스팟을 쓰자’고 말한 뒤 양쪽의 트위터 대화가 끊겼다”고 밝혔다.

슈어스팟은 별도의 암호화 기술(end-to end encryption)이 적용돼 사용자의 휴대전화 없이는 수사기관도 대화 내용을 알 수 없다. 대화 내용이 서버에 남지 않고, 실시간으로 오가는 대화 내용도 암호화되는데 이를 해독할 수 있는 암호키가 사용자 단말기에만 저장된다. IS는 의사소통에 해당 프로그램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군은 중학교 휴학 후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김 군이 평소 어두운 얼굴이었으며 친구들과 어울려 지내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학교 중퇴 등으로 고립된 김 군이 IS의 유혹에 쉽게 빠졌을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정운선 경북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고립된 청소년은 자신에게 관심을 가지는 사람에게 빠지기 쉽다”며 “김 군이 개인적으로 IS와 접촉했다면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도 불구하고 IS를 긍정적으로 봤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세계 경제가 어려워지며 IS가 인터넷에 몰두하는 사회 불만세력을 포섭하는 것이 추세”라며 “유튜브에 오른 IS 홍보 영상에는 ‘1000달러씩 월급을 준다’는 내용도 나온다”고 전했다.

박성민 min@donga.com·최혜령·차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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