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런던 시장이 쓴 처칠 전기 ‘처칠 팩터’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서 기자로 일을 시작한 후 데일리텔레그래프를 거쳐 시사주간지 스펙테이터의 편집장으로 일했던 존슨은 2001년 보수당에 입당해 정치 생활을 시작했다. 2008년 보수당 후보로 런던 시장에 출마한 그는 8년간 런던을 이끈 당시 시장 켄 리빙스턴을 물리치고 새로운 시장으로 선출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경제위기를 풀어가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등 업적을 인정받아 2014년 런던 시장 재선에 성공했다.
존슨은 보수당에서 차기 총리감으로 눈여겨볼 만큼 보수당의 대표적인 정치인이다. 보수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했지만 보수당에서 진보당으로, 다시 보수당으로 철새처럼 당적을 옮겼던 처칠의 행보와는 사뭇 다르다. 그런 그가 처칠의 전기를 저술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존슨은 저서에서 “우리의 문명을 (나치와 히틀러로부터) 구했으며 이는 오직 처칠만이 해낼 수 있었던 일”이라고 단언한다. 정치색을 떠나 이 위대한 정치인이 사후 50년이 된 지금 잊히는 세태에 대해 존슨은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실제로 최근 조사 결과 많은 젊은이들이 처칠을 ‘보험회사 광고에 나오는 개’라고 답했다(‘처칠’이라는 영국 보험회사의 마스코트가 불도그다. 이 불도그는 회사 광고에 항상 등장한다). 존슨은 특히 젊은이들에게 처칠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이 한 사람이 세상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집필 동기를 밝혔다.
‘처칠 팩터’는 존슨이 처칠에게 바치는 오마주다. 전직 기자다운 유려한 글 솜씨와 유머 감각은 ‘처칠 팩터’를 앞선 전기들과 차별화하는 부분이다. 지난해 10월 출간된 이 책은 수개월째 전기 부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재미있게도 독자들은 책의 주인공 ‘윈스턴 처칠’보다는 작가 ‘보리스 존슨’에게 더 흥미를 보이는 듯하다. 독자들이 ‘독특하고, 재미있고, 이해하기 쉬운 전기’라며 존슨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가디언이나 인디펜던트 같은 영국 신문은 존슨이 이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이득과 입지에 초점을 맞췄다. 존슨의 전기를 썼던 소니아 퍼넬은 “전기로서의 이 책은 잘 모르겠지만, 존슨의 커리어에는 도움이 될 책”이라고 평했다.
런던=안주현 통신원 jahn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