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상대 정정보도訴 종료 선언… 펀드구상금 등 5건에도 영향줄 듯
헌정 사상 초유의 정당해산심판 결정 이후 진행된 옛 통합진보당 관련 민사 소송에서 재판부가 “통진당의 소송 당사자 자격이 상실됐다”며 소송 종료를 선언했다.
법원이 헌재 결정 이후 옛 통진당의 소송 당사자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내린 첫 판단이어서 다른 민사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5부(부장판사 장준현)는 21일 옛 통진당이 문화일보사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에서 “헌법재판소의 원고에 대한 2014년 12월 19일 정당해산 결정에 따라 이 사건 소송은 종료됐음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날 변론기일에 옛 통진당 측 대리인은 참석하지 않았고 피고 측 대리인은 “재산 청구와 관련이 없는데 국고 귀속 결정이 됐으니 소송 종료가 맞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대표적인 것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가 심리하는 ‘정치인 펀드’ 구상금 청구 소송이다.
유시민 전 의원이 국민참여당 시절 정당 운영자금 명목으로 모집한 펀드를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이 통합된 후 당시 통진당이 승계했지만, 유 전 의원이 탈당하면서 상환 의무까지 지게 되자 제기됐다. 이에 옛 통진당은 지난해 7월 펀드 참여인이 낸 약정금 반환 소송에서 일부 패소하자 유 전 의원 등을 상대로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다. 소송가액만 8억7000만 원에 이른다.
옛 통진당 측은 헌재 결정 이후 “소송 승계 대상 등 절차를 검토할 시간을 달라”며 지난해 12월 29일 재판부에 기일 변경을 신청했다.
이에 따라 민사 재판부는 옛 통진당이 승소해도 국고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국가가 소송 승계에 참여할 수 있는지를 적극 검토 중이다. 비례대표 부정 경선과 관련해 압수수색 과정이 적법하지 않았다며 옛 통진당이 국가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사건의 재판부는 “옛 통진당이 재판에서 이겨 얻게 될 위자료가 국고로 환수된다면 채권자와 채무자가 어차피 같은 것 아니겠나. 소 취하가 바람직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