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가 중고차 시장에서 옥석 가려내는 방법
중고차 시장을 빗대 부르는 대표적인 표현이다. 시고 맛없는 과일인 레몬만 잔뜩 있는 시장이라는 뜻으로 상품의 품질을 구매자가 알 수 없어 불량품만 나돌게 된다는 말이다.중고차 시장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신차보다 훨씬 싼 가격에 좋은 성능의 차를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단지 ‘사기 당할까 봐’ ‘덤터기 씌울까 봐’ 포기하는 것도 조금은 아쉽다. 해결책은 역시 정직하고 믿을 만한 매매상을 확보하는 것. 하지만 그래도 찜찜하다면 최소한의 상식만 알아도 사고 난 차를 어느 정도는 가려낼 수 있다. 그 방법을 현대글로비스 시화경매장 최영민 성능점검팀장의 도움으로 알아봤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등록 서류와 총 운행 거리 등 객관적인 자료. ‘5년 10만 km’로 요약되는 수리보증기간이 지나지 않은 차라면 계속 보증을 받을 수 있어 좋다. 또 부품 수리 명세 등을 기록한 차계부가 있는 차라면 더 신뢰할 수 있다. 거꾸로 말하면, 차계부를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차를 팔 때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
먼저 보닛·트렁크 문과 차체의 연결 부위를 보자. 만약 사고가 나서 찌그러진 이 부분을 교체하려면 볼트를 풀어야 하는데, 출고될 때 볼트가 워낙 꽉 조여 있고 도색도 돼 있어 이걸 풀었다면 흔적이 남게 된다. 도색이 벗겨진 상처가 났거나 찌그러지진 않았는지 살펴보자.
다음은 차 문의 ‘실링’. 혹시 국산 신차를 가지고 있다면 차 문이 닫힐 때 차체와 닫는 부분을 잘 살펴보자. 손톱으로 꾹 눌러야 자국이 남을 정도로 실리콘 재질의 약간 딱딱한 부분이 있는데, 바로 ‘실링’이다. 수입차 중에는 없는 차종도 있지만 국산차에는 모두 있다. 만약 사고가 나서 문을 교체했다면 이 실링이 없는데, 만약 인위적으로 다시 실링을 하면 훨씬 물렁물렁한 느낌이 든다.
이제는 좀 더 안을 들여다 보자. 차 문을 닫았을 때 비와 물, 먼지 등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문과 차체 사이에 대어 놓은 고무재질의 기다란 부품이 있을 것이다. 바로 ‘웨더스트립’인데, 조금만 힘을 주면 쉽게 뺄 수 있다. 이때 가려져 있던 철판 부분에 옴폭한 홈이 일정하게 나 있다면 원래대로다. 하지만 만약 이 부분에 홈이 없고 매끈하다면 그 부분을 교체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왕 살펴본 김에 엔진오일 게이지와 트렁크 바닥 안쪽도 살펴보자. 엔진오일 관리가 잘 안된 차라면 열 때문에 엔진오일 게이지에 찌꺼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트렁크 바닥에 기본 공구가 잘 갖춰져 있는지도 참고해야 할 사항이다.
시흥=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