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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사법정의 죽었다” 주먹 치켜들어

입력 | 2015-01-23 03:00:00

[이석기 징역 9년 확정]67세 돼야 공직선거 출마 가능




눈물 흘리는 김재연 22일 대법원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에게 징역 9년의 확정판결을 선고한 직후 열린 집회에서 김재연 전 의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등의 내란음모 사건 상고심 선고공판 직전인 22일 오후 1시 50분. 대법원 대법정 방청석 180석은 빈자리가 거의 없을 만큼 가득 찼다. 피고인들의 가족과 지지자, 검찰 관계자, 변호인, 일반 방청객들은 초조한 모습으로 선고를 기다렸다.

선고 6분 전, 이 전 의원 등 피고인 7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법원 선고 때는 대개 피고인들이 법정에 직접 나오지 않기에 이 전 의원 등의 출석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이 전 의원이 1, 2심 때 줄곧 무죄 주장의 표시로 수의 대신 갖춰 입던 감색 양복에 노타이와 흰 셔츠는 이날도 변함없었다. 그가 말쑥한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에서는 지지자들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일부 지지자는 “살이 많이 빠지셨다”고 걱정했고, 일부는 “의원님, 사랑합니다”라고 외쳤다. 이 전 의원은 미소로 화답했다.

오후 2시 양승태 대법원장이 판결 선고를 시작했다. 앞쪽을 조용히 응시하던 이 전 의원은 먼저 내란선동 혐의에 대한 판단이 나오자 눈을 비볐다. 30여 분이 흘러 “피고인과 검찰의 상고를 기각한다”는 최종 판결 주문이 낭독됐다. 이 전 의원은 선고 직후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 쥔 오른손을 번쩍 들며 “사법 정의는 죽었습니다”라고 소리쳤다.

지지자들은 “힘내십시오. 저희가 있습니다. 힘내세요”라고 외치며 울부짖기도 했다. 이 전 의원은 주먹을 불끈 쥔 팔을 치켜들며 퇴장했다. 가족과 일부 지지자는 선고가 끝난 후에도 10여 분간 법정에서 울며 버티다 퇴장당했다. 이 전 의원은 항소심 판결대로 징역 9년과 자격정지 7년이 확정됐다.

2013년 9월 5일 구속 수감된 이 전 의원의 형기 만료 시점은 2022년 9월 4일이다. 사면이나 가석방이 되지 않고 형기를 모두 채운다면 예순 살을 넘긴 뒤에야 교도소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출소한 후에도 곧바로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 자격정지 7년 선고로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자격정지는 9년의 징역형 만기 이후부터 적용된다. 이 전 의원이 만기출소한다면 2029년 9월, 67세가 돼서야 피선거권을 회복해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게 된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조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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