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지섭. 사진제공|LG 트윈스
LA 다저스 류현진(28)이 일찌감치 몸만들기에 나섰다. 그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는 LG 선수단과 2월 14일까지 함께 훈련할 예정이다. ‘미래의 괴물’을 예약한 임지섭(20)에게는 희소식이었다. 류현진의 모습을 가까이서 지켜볼 수 있는 천금같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LG 관계자에 따르면 “임지섭은 평소 성격처럼 덤덤한 표정이었지만 ‘류현진 선배가 다저스 캠프에 합류하기 전 일찍부터 몸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존경스럽다. 역시 대선수는 다른 것 같다’고 감탄했다”고 전했다.
임지섭에게 류현진의 존재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그는 2014시즌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개막 2경기에 깜짝 선발로 나서 승리를 따냈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것은 2006년 류현진(한화) 이후 8년만의 일이었다. 이로 인해 단숨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제2의 류현진 탄생’이라는 영광스러운 수식어까지 얻었다.
그러나 임지섭은 첫 승 이후 승승장구하며 그해 프로야구 최초로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거머쥔 류현진과는 다른 행보를 걸었다.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한계를 드러내고 2군행 버스를 탔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설 수 없었다.
임지섭은 류현진과 함께 훈련할 수 있는 큰 기회도 얻었다. 많은 야구인들은 “가장 훌륭한 스승은 감독, 코치보다 동료”라는 말을 한다. 굳이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빼어난 선수의 훈련 모습을 보면서 배울 수 있는 게 많다는 얘기다. 임지섭도 한국에 이어 미국무대까지 장악한 류현진의 훈련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큰 꿈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