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차두리 2경기 뒤면 대표팀서 은퇴
후배 기성용·손흥민 “꼭 우승 선물”
오늘 이라크와 아시안컵 4강전
셀틱시절 친형제처럼 우정 쌓은 기성용
삼촌이라 부르며 멘토로 따르는 손흥민
“차두리 선배가 행복하게 떠날 수 있도록”
13일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A조) 2차전에선 정확한 크로스로 남태희(24·레퀴야SC)의 헤딩 결승골을 도왔고, 22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선 1-0으로 앞선 연장 후반 14분 약 60m를 질주한 뒤 수비수를 따돌리고 손흥민(23·레버쿠젠)의 추가골로 연결된, 이른바 ‘택배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차두리의 가치는 이번 아시안컵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오른쪽 측면 수비를 책임진 그는 한국선수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이다. 폭발적 스피드를 이용한 측면 돌파, 강한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 적극적 몸싸움 등이 압권이다.
차두리는 26일 오후 6시(한국시간) 시드니 올림픽파크 내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릴 이라크와의 4강전을 포함해 앞으로 2경기를 더 치르면 태극마크를 반납할 계획이다. 마지막 경기는 결승 또는 3·4위전이다. 후배들은 그가 결승에 출전하고, 우승 메달까지 목에 걸 수 있도록 해주겠다며 의기투합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기성용(26·스완지시티)과 손흥민이 있다. 차두리와 셀틱FC(스코틀랜드)에서 함께 뛰기도 했던 기성용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일찌감치 “대표팀을 은퇴하는 (차)두리 형에게 우승이라는 선물을 해주고 싶다”고 밝혔다. 둘은 스코틀랜드 시절 친형제 못지않은 우정을 쌓았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차두리는 월드컵 4위(2002년 한·일대회), 원정 월드컵 첫 16강(2010년 남아공대회), 아시안컵 우승(2015년 호주대회)을 모두 맛본 유일한 선수가 된다. 한국축구의 레전드 홍명보, 이영표, 박지성 등도 이루지 못한 위업이다.
차두리는 기록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다. 그러나 태극전사 후배들은 선배가 기념비적인 기록을 남기고 행복하게 대표팀을 떠날 수 있도록 똘똘 뭉치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 @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