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나금융은 혁신을 위한 협업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3월 출범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인도네시아 통합법인은 통합 이후 당기순이익이 42.2% 증가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김정태 회장
지난달에는 하나카드와 외환카드가 통합한 ‘하나카드’가 출범했다. 통합을 완료한 두 은행의 중국법인 지점에는 적금과 카드 상품에 가입하려는 고객들이 줄을 이었다.
하나금융 직원들이 화학적으로 융합하기 위해 ‘통합 비전캠프’를 비롯해 다양한 행사도 열렸다. 마지막 남은 두 은행의 통합은 현재 합병을 위한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진행 중이다.
고객 기반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스마트 뱅크’를 표방하며 비대면 채널을 강화해온 하나은행은 비대면 채널 상품 판매액 12조 원 돌파를 앞두고 있다.
김 회장은 “고객 기반은 하나금융의 ‘생명’과도 같다”며 “더 많은 고객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하나금융과 거래할 수 있도록 전통적인 대면 채널뿐만 아니라 모바일, 인터넷 등 다양한 채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매출 비중을 높이기 위해 해외 네트워크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미 진출한 중국 및 인도네시아 지역을 거점으로 하나은행 베트남 호찌민 지점 등 동남아 네트워크를 추가로 개설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러한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역량으로 ‘혁신’을 꼽았다. 그는 ‘허니버터칩’과 ‘셀카봉’에서 혁신의 비밀을 찾았다.
김 회장은 “한 제과회사의 감자칩이 30년 만에 대박을 터뜨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그 비밀은 ‘감자칩은 짭짤하다’는 통념에서 벗어난 작은 아이디어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해 타임지가 최고의 발명품으로 선정한 ‘셀카봉’도 마찬가지”라며 “작은 불편을 간과하지 않고 새로움을 시도하는 것, 그 사소한 변화가 혁신의 시작이었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하나금융의 혁신도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 몰아친 핀테크는 그 질문의 답이다.
그는 “결제시장에서 금융업의 성역이 없어진 것처럼 금융의 틀을 바꾸는 시대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올해 하나금융이 처한 국내외 금융환경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미국의 출구전략과 중국 경제 부진, 엔화 약세 등 한국을 둘러싼 글로벌 경제상황은 가혹하기만 하다.
김 회장은 “혁신이야 말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열쇠”라며 “특히 혁신이 한낱 꿈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실행력’을 강조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