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 오류 확산’
BC카드에 이어 삼성·하나·신한카드 등에서도 연말정산 과정에서 고객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13월의 세금폭탄’ 논란에 이어 카드사들의 오류까지 확산되면서 연말정산을 둘러싼 불만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23일 발생한 BC카드사의 대중교통비 누락 오류에 이어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에서도 고객들의 대중교통 사용금액 누락이 발생해 이를 수정했다. 신한카드에서는 공제대상인 전통시장 사용금액 일부를 빼먹은 채 국세청에 제공했다. 이들 카드 4사가 누락한 고객은 288만7000명으로 금액은 총 1631억 원에 달한다.
삼성카드와 하나카드는 2014년 신용카드 사용내역 중 대중교통 사용금액을 추출해 국세청에 제공하는 과정에서 6개 고속버스 가맹점 사용액을 대중교통 사용분으로 구분하지 않았다.
해당 카드사들은 전국버스운송조합연합회 등 6개 고속버스가맹점을 신규 가맹점으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전산 입력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중교통 사용분은 별도 공제대상으로 공제율이 30%나 적용된다. 이는 일반 신용카드 공제율(15%)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카드에서는 48만 명, 174억 원의 대중교통 사용금액이 빠졌고, 하나카드는 52만명, 172억 원이 누락됐다.
앞서 BC카드에서 170여만명, 650억 원의 대중교통 이용금액이 누락돼 이를 정정한 바 있다. BC카드는 신용카드 사용내역 중 별도 공제대상인 대중교통 사용금액 중 6개 고속버스 가맹점 사용액을 카드 사용액에 그대로 포함해 국세청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총 650억원에 달하는 170만명의 대중교통비가 국세청의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서 제대로 분류되지 않는 오류가 일어났다.
이 밖에도 신한카드는 공제대상인 전통시장 사용금액 일부를 누락한 채 국세청에 제출했다. 신한카드의 전통시장 가맹점 데이터베이스(DB)와 국세청의 전통시장 가맹점 정보가 달랐기 때문이다. 대상 규모는 약 640건, 2400만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이번 연말정산과 관련해 누락된 카드 사용금액은 총 1631억 원, 인원은 288만7000명이다.
해당 카드사들은 이번 연말정산 누락 오류와 관련해 문자메시지, 이메일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고객들에게 적극적으로 안내중이다. 국세청은 카드사가 고객들에게 공지해 조치한 후, 정정된 정보를 받을 계획이다. 연말정산 기간 중 확인된 오류 건이 정상 반영될 경우 고객의 금전적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상 고객 가운데 이미 연말정산 서류를 제출한 경우에는 정정 내용을 확인 후, 다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예상된다.
한편 해당 카드사들은 여신전문금융업법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 납세자의 세금 신고를 대행하면서 실수가 발생한 것인 만큼 제재를 받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해당 카드사들에게 고객 피해 최소화 조치 마련과 재발 방지를 당부했다.
동아닷컴 영상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