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 논란 칩 3월까지 재설계… 삼성 갤S6에 자체 칩 탑재 전망에 他제조사로 번지기전 차단 나선듯
미국 시스템반도체 업체인 퀄컴이 ‘발열 논란’에 휩싸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다시 설계하기로 했다. 26일 외신에 따르면 퀄컴은 최신 모바일 AP인 ‘스냅드래곤810’의 발열 문제를 올해 3월까지 바로잡아 다시 내놓을 계획이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폰아레나는 “퀄컴의 재설계 방침은 3월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6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내외 반도체 업계에서는 “모바일 AP 시장에서 ‘퀄컴 천하’가 무너지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퀄컴은 스마트폰 두뇌 격인 모바일 AP 세계 시장의 60% 가까이를 차지하는 업체다. AP를 자체 설계하는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 고급 스마트폰에는 퀄컴 제품이 탑재된다. 이런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퀄컴은 지금까지 스마트폰의 성능 진화를 주도해왔다. 휴대전화 제조사들이 퀄컴 ‘고객’이기는 하지만 퀄컴이 제조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조사들이 퀄컴 로드맵에 맞춰왔다.
삼성전자가 퀄컴 칩세트 대신 자체적으로 만든 모바일 AP ‘엑시노스7’을 갤럭시S6에 전량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대형 판매처’를 잃게 된 퀄컴이 급해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전자가 퀄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이른다. 스냅드래곤810은 4세대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고 네 배 빠른 ‘3밴드 LTE-A’ 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최신 칩세트. 갤럭시S6가 가장 큰 수요처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퀄컴 AP를 쓰지 않기로 결정할 경우 판매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
엑시노스7의 갤럭시S6 탑재와 함께 애플 차세대 모바일 AP 위탁생산 물량도 대거 확보하면서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삼성전자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전자는 10월에 나올 ‘아이폰7’에 들어가는 모바일 AP ‘A9’ 수요량의 최대 75%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