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좌완투수 임지섭(오른쪽)은 작년 4월 1달간 달콤했던 1군 생활을 마감하고 2군에 머물며 투구폼을 고치는데 주력했다. 새 시즌 가장 주목받는 선발후보로 부상하며 스프링캠프에서 테스트를 앞두고 있다. 왼쪽은 류택현 코치. 사진제공|LG
지난해 데뷔전 승리 후 계속 2군 머물러
류택현 코치 도움으로 투구폼 전면 수정
“공 끝에 힘 생긴 듯…처음부터 다시 시작”
LG 임지섭(20)은 올 시즌 팀에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선발후보다. 토종 원투펀치인 류제국(33)과 우규민(30)이 없는 시즌 초 선발진 빈 자리를 메워야한다. 보장은 아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통해 테스트를 거쳐야한다. 2014년 LG 1차 지명이라고 무조건 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게 프로의 세계다. LG 양상문 감독도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기량이) 올라왔다”고 흐뭇해했지만 “계속 지켜봐야한다”며 여지를 남겼다.
임지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4월 한 달간 1군을 경험한 채 시즌이 끝날 때까지 2군에 머물렀지만 불만은 없었다. 그는 “내가 생각해도 그때는 1군 선수로서 부족했다”며 “올해도 지난해 마음가짐과 똑같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임지섭은 4월 20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깜짝 승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2군에 내려갔고,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데뷔 첫 해였고, 내가 잃은 건 없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경험을 값지게 여기고는 “열심히 했고,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준비기간이 길었던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겨우내 중점을 둔 부분은 몸 만들기였다. 임지섭은 “1군은 운동량이 확실히 달랐다”며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근력을 키우데 노력을 기울였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그는 쉼 없이 달리고 있다.
임지섭을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은 ‘믿음’이다. 너무 큰 기대는 아직 신인투수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그 기대도 ‘잘 할 것’이라는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도 “우규민 선배님이나 봉중근 선배님 등 여러 선배님들께서 항상 ‘잘 할 수 있다’, ‘내년에 잘 해보라’고 말해주신다. 선배님들이 믿어주시니 힘이 더 난다”고 했다. 물론 그렇다고 무리할 생각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내가 할 것만 열심히 하겠다”는 게 임지섭의 유일한 각오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