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월의 주제는 ‘배려’]<16>반려견과 외출, 기본을 지키자
전문가들은 애견인들이 비애견인들을 무조건적으로 배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태균 한국애견연맹 차장은 “애견과 외출할 때 목줄을 매고 배설물을 바로 치울 수 있는 배변 봉투를 들고 다니는 기초적인 배려가 곧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만들기 위한 기본이자 전부다”라고 강조했다.
안타깝게도 여전히 많은 애견인이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 24일 오후 1시경 세 살배기 딸과 함께 서울 서초구 반포 한강공원을 찾은 이성우 씨(37)는 얼굴을 붉혀야 했다. 목줄을 매지 않은 시추 한 마리가 달려들어 사납게 짖는 바람에 딸이 경기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 주인의 태도였다. 주인은 “이 개는 절대 사람을 물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 씨가 “개가 사람을 물지 않는다는 보장이 어디 있느냐”고 항의해도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서울 강남구 주민 김지현 씨(31·여)도 23일 하루 종일 심기가 불편했다. 출근하기 전 운동을 하기 위해 인근 양재천을 찾았다가 개의 배설물을 밟았다. 김 씨는 “평소에도 배설물 때문에 짜증이 났는데 하루 종일 찝찝한 기분이 들어 일을 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편의점이나 심지어 식당에도 애견의 이름을 불러가며 데리고 들어오는 사람이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전국적으로 사육되는 반려견은 440여만 마리.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싫건 좋건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시대다.
서로 잘 지내기 위해선 우선 애완견을 키우지 않는 사람이 불편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심야에 소리 내지 않기와 공공장소 출입 자제, 배변 봉투 휴대 등 크게 어렵지 않은 일들이다. 개를 키우지 않는 사람도 최소한 개를 ‘사람의 동반자’로 여기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배려와 소통, 어렵지 않아요!
박성진 psjin@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