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무인기(드론)가 미국 백악관 건물에 충돌하는 사건이 발생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SS)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비밀경호국에 따르면 26일 오전 3시경(현지 시간) 직경 61cm 크기의 무인기가 백악관 건물 남동쪽에 부딪힌 뒤 추락했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당시 백악관에 없었다.
브라이언 리어리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정부 직원으로 밝혀진 한 남성이 취미 삼아 무선으로 무인기를 날리다 백악관 쪽에 추락시켰다”며 “사고 직후 백악관 주변 건물을 한동안 봉쇄하고 경계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무인기 주인은 사고 후 비밀경호국에 연락해 자신이 실수로 백악관 쪽으로 조종했다고 밝혔다고 워신턴포스트가 전했다. 테러와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 언론은 비밀경호국이 지난해 잇따라 경호 허점을 드러낸 데 이어 이번 무인기 소동으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 오마르 곤살레스라는 남성이 흉기를 들고 대통령 관저까지 진입했지만 초기에 저지하지 못하는 등 대통령 경호에 허점을 드러냈다. 결국 줄리아 피어슨 비밀경호국 국장이 그해 10월 취임 1년 6개월 만에 물러났다.
미국 내 무인기 동호인 인구가 늘고 있어 추후 유사 사태 발생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충돌한 무인기는 ‘DJI 테크놀로지’사가 생산하는 프로펠러 4개짜리 ‘팬텀 UAV’ 기종으로 인터넷 구매 사이트 아마존에서 448달러(약 48만원)부터 살 수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