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3000억 규모 계획 92.1% 진행 현대증권 매각 성사땐 초과 달성… 착수 1년 3개월 만에 완료 앞둬
현대그룹이 3월이면 자구계획안의 99%를 실행하게 된다고 27일 밝혔다.
현대그룹은 2013년 12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3조3000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현대그룹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행이 완료된 자구계획 규모는 3조407억 원으로, 전체 자구계획의 92.1%에 해당한다.
여기에 3월 25일 완료될 예정인 현대상선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2380억 원이 추가로 들어오면서 99.4%를 달성한다. 1년 3개월여 만에 자구계획 목표를 대부분 달성하는 셈이다. 자본 확충 방안으로 진행되고 있는 현대상선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된 후 일반 공모를 거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현대증권 지분 36.9%의 27일 종가 기준 장부가는 6100억 원이 넘는다. 현대그룹은 매각이 성사되면 이미 KDB산업은행에서 자산유동화대출(ABL)로 받아온 2000억 원을 빼더라도 4000억 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일가는 지난해 9월 현대글로벌 지분을 모두 인수하면서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로지스틱스→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글로벌’로 이어지던 현대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도 해소했다. 현재 그룹 지배구조는 ‘현정은 회장→현대글로벌→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 형태로 수직계열화를 이뤘다.
앞서 현대그룹은 시장으로부터 유동성 위기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이어지자 2013년 12월 말 선제적으로 자구안을 내놨다. 이후 현대상선 액화천연가스(LNG) 사업부문을 9700억 원에 매각하는 등 6개월 만에 자구안의 80%를 완료한 바 있다. 현대증권 매각이 완료되면 애초 세운 자구계획 중 서울 남산 반얀트리호텔만 남게 된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