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 스포츠동아DB
“코치들 내 야구 이해…난 큰 틀만 제시”
올핸 ‘지키는야구’ 접목…강팀 위용 기대
“코치들이 내 야구를 이해했다. 이젠 코치들이 알아서 하라!”
넥센 염경엽(사진) 감독이 코치들에게 ‘권력이양’을 했다. 감독은 큰 틀만 제시하고 코치진이 ‘분야별 사령탑’이 되도록 권한과 책임을 줬다. 2년간 동고동락하면서 코칭스태프가 서로 이해하고 방향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염 감독은 지난 2년 동안 각 분야 코치들에게 세부 목표를 정해 나눠줬다. 가령 투수부문에서는 최소 볼넷을 최우선순위로 정했고, 타격부문에서는 출루율에 신경 썼다. 그 결과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2위), 재작년은 정규시즌 3위의 성적표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올해는 코치들에게 모든 걸 일임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코치들이 내 야구를 충분히 이해했다고 생각한다. 그 정도 능력을 갖고 움직일 수 있다. 감독은 큰 틀만 제시하고 잡아가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속뜻도 담겨있다. 언젠간 감독이 될 넥센의 코치진이 직접 목표를 설정해 책임감을 느끼면서 분야의 리더가 되길 원한 것이다. 책임감과 권한을 개별 분야로 넘기면서 염 감독은 단지 올 시즌 키워드로 제시한 기본기와 실천만을 강조할 따름이다. 시스템이 정착돼 꾸준히 상위권에 들어야 강팀이라고 강조하는 염 감독. 막강 타선과 더불어 ‘지키는 야구’까지 끌어들여 강팀의 위용을 다시 뽐낼지 염 감독의 실험이 기대를 모은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