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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왜 고용 꺼리나… 정년연장-통상임금 ‘인건비 부담’

입력 | 2015-01-28 03:00:00

[얼어붙은 채용시장]공채보다 소규모 수시채용 눈돌려




국내 채용시장이 급격히 얼어붙고 있는 것은 경기 침체가 장기화된 탓도 있지만 정년 60세 연장, 통상임금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또 국내 제조업 설비의 자동화 비율이 높아지면서 필요 인력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기적 요인과 구조적 요인이 채용 규모 축소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연간 취업자가 45만 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는 2013년 대비 53만3000명 늘어났다. 올해 증가 폭이 지난해보다 8만3000명(15.6%)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연구원도 올해 취업자 증가 폭을 45만 명 수준으로 전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취업자 수 증가 폭 전망을 지난해 52만 명에서 올해 35만 명으로 무려 17만 명이나 낮춰 잡았다. 지난해 증가 폭을 58만 명으로 조금 높게 잡았던 LG경제연구원도 올해는 51만 명으로 전망치를 떨어뜨렸다. 현대경제연구원도 취업자 수 증가 폭을 40만 명 수준(지난해 전망치 48만 명)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용 시장 냉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정부와 기업, 구직자가 새로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예전처럼 한국이 6∼7%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기 힘들다”며 “정부와 기업, 구직자는 당분간 3∼4%대 성장률이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앞으로 국내 기업들의 채용 방식이 현재와 같은 대규모 공채 대신 소규모 수시 채용 형태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과거의 압축 성장이 재현되지 않는 한 대기업들이 대규모 공채를 유지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신규 인력 채용보다는 수시로 경력직을 뽑는 기업이 이미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일자리 창출 가능성이 남아 있는 해외 시장으로 구직자와 기업 모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영준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선 현실적으로 일자리 공급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며 “일자리 창출을 수요와 공급을 매칭시키는 개념으로 보기보다는 새로운 일자리가 나올 수 있는 신시장을 개척하는 방식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김호경 whalefisher@donga.com·김창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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