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는 ‘특혜 종합세트’로 지상파 독과점을 더 키우려고 작심한 듯하다. 방통위는 어제 발표한 새해 업무계획에서 지상파 방송을 위해 광고총량제 허용, 가상·간접 광고 규제 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BS 수신료 인상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상파 방송사가 끈질기게 요구해 온 바다.
지금도 전체 방송 광고의 약 70%를 가져가는 지상파(계열사 포함)에 광고총량제가 도입되면 지상파의 광고 수입이 더 늘어나게 되고 유료방송과 신문, 잡지는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국신문협회는 최성준 방통위원장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며 강하게 반발했다. 과도한 광고 방송으로 시청자들의 권리와 공영방송의 공공성도 훼손될 것이다. 어제 최 방통위원장은 “적절한 의견이 모아지면 수정 가능성은 당연히 열려 있다”고 밝혔으나 균형 잃은 정책에 대한 불신은 커지고 있다.
1억 원 이상 억대 연봉자가 임직원의 35%를 차지하는 KBS의 수신료 인상을 거론한 것도 기가 찰 노릇이다. 지상파들은 차세대 한류 콘텐츠의 제작비 조달을 위해 광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방통위가 지상파의 부실 경영으로 생긴 문제를 ‘광고 몰아주기’라는 잘못된 정책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