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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리비아 총리 묵던 호텔 테러

입력 | 2015-01-29 03:00:00

외국인 5명 등 최소 10명 사망… ‘한국인 사망설’ 오보로 밝혀져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이번에는 리비아에서 총리가 묵고 있는 호텔을 노렸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5명 등 최소 10명이 숨졌다.

27일 CNN에 따르면 IS 대원으로 추정되는 무장괴한들이 수도 트리폴리의 5성급 호텔 코린시아에 침입해 총기 난사와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렀다. 이 과정에서 미국인 1명(사설 보안업체 직원), 프랑스인 1명, 타지키스탄인 3명과 호텔 경비로 일하던 리비아인 5명 등 10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2012년 리비아 2대 도시 벵가지의 미 영사관 테러로 미대사 등 미국인 4명이 숨진 후 서방인을 겨냥한 최악의 테러라고 외신은 전했다.

에삼 알 나스 트리폴리 보안당국 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경 괴한 4, 5명이 폭탄이 실린 차량으로 호텔 정문을 공격했다. 차에서 내려 건물로 진입한 괴한들은 로비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했고 주차장에서도 차량 여러 대를 불태웠다. 약 4시간 호텔을 점령했던 괴한들은 출동한 군경이 호텔을 포위하자 건물 24층에서 폭발물 조끼의 점화 스위치를 눌러 자폭했다. 이로 인해 호텔 곳곳의 유리창이 깨졌고 각종 폭발물 잔해 등이 처참하게 나뒹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러 직후 IS 리비아지부는 트위터를 통해 최근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아나스 알 리비(50)가 미국 감옥에서 숨진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테러를 자행했다고 밝혔다. 알 리비는 1998년 케냐와 탄자니아 주재 미대사관 폭탄 테러를 지휘한 혐의로 2013년 트리폴리에서 미군 특수부대에 생포됐다. 미국 뉴욕으로 이송돼 재판을 받던 그는 2일 간암으로 사망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시리아 이라크 등 중동에 기반을 뒀던 IS가 북아프리카에서도 본격 작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이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BBC는 오마르 알 하시 리비아 총리가 테러 직전까지 코린시아 호텔 22층에 있었다는 점을 들어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 추종 세력이 라이벌 관계인 총리를 노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으로 카다피가 축출된 뒤 이슬람 세력과 비(非)이슬람 세력의 대립, 1700여 개에 이르는 무장단체의 난립을 겪으며 사실상 무정부 상태다. 이슬람 세력은 지난해 6월 총선에서 패하고도 군사력을 앞세워 트리폴리에 별도의 행정부와 의회를 구성해놓고 있다. 비이슬람 세력은 선거에서 이기고도 이집트 국경의 동부 해안도시 토브루크로 피신해 있는 상태다. 양측이 서로 자신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있어 사회 혼란과 불안감이 극도로 가중되는 상황이다.

한편 테러 직후 일부 외신이 한국인 사망설을 제기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2011년 리비아를 여행금지국으로 지정했고 현재 약 45명의 한국 교민이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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