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수준이 큰 차이가 나기에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다. 하지만 대부분의 축구 전문가들은 “한국 축구가 달라졌다”고 얘기한다. 겨우 7개월 만에 뭐가 변했다는 걸까.
브라질 월드컵 당시의 ‘홍명보호’와 지금 ‘슈틸리케호’의 명단을 보면 지난해 브라질에 가지 못했던 11명이 지금 호주에 있다. 대표팀 얼굴이 절반 가까이 바뀌었지만 평균 나이는 큰 차이가 없다. “대표팀이 젊어졌다”는 평가는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아니다. 최종 엔트리 23명의 A매치 출전 경기 수는 월드컵 대표팀이 570경기, 아시안컵 대표팀이 606경기(엔트리 발표 시점 기준)다. 이 역시 브라질 월드컵을 포함해 7개월 사이에 여러 차례 A매치에 출전한 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유의미한 차이는 아니다. A매치 최다 출전 선수는 브라질 월드컵 때도 이근호(62경기)를 포함한 2명이었고, 이번에도 이근호(70경기) 등 2명이다. A매치 출전이 5경기 미만인 선수는 브라질 월드컵 때 3명이었고, 이번에는 4명으로 늘었다. 브라질 월드컵과 비교해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이 부분이다. 이번 대회 전까지 A매치 경험이 전무했던 이정협(24·상무)과 4경기에 불과했던 김진현(28·세레소 오사카)이 한국 대표팀의 주 득점원과 붙박이 골키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들을 깜짝 발탁한 것이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이유다. 브라질 월드컵 때 개인적인 사정 등으로 대표팀에 뽑히지 못했던 베테랑 차두리(35·서울)를 중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승건 why@donga.com·주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