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MB회고록’ 前現정권 충돌 [현재]지지율 30% 붕괴-인사난맥 [미래]건보-증세 논란… 개혁 흔들
박근혜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을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과거, 현재, 미래 이슈가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갤럽이 27∼2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취임 이후 최저인 29%로 떨어졌다. 문고리 권력 3인방과 비선 실세 논란을 둘러싼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이완구 총리 카드를 내세웠지만 지지율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 총리 후보자의 결정적 하자가 드러나지는 않았으나 재산 증식 과정에 대한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다. 게다가 김희범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의 갑작스러운 사의 표명에 청와대 개입설이 제기되면서 인사 난맥상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세종시 수정안이 좌절된 것이 박 대통령의 반대 때문이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면서 ‘과거’와의 싸움도 피할 수 없게 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30일 박 대통령이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견제하느라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는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주장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여권에서는 이 전 대통령 회고록을 둘러싼 논쟁이 전현 정권의 정면충돌이나 보수층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집권 3년 차를 맞아 △공공 △노동 △교육 △금융 등 4대 분야 구조개혁을 국정 기조로 내세웠지만 과거 현재 미래 이슈의 ‘3중(重) 늪’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지 못하면 조기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근 민생현장 방문 등 소통 행보를 강화하고 있지만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 교체 등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가시적인 경제 회복 청사진 없이는 위기 상황을 돌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