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수와 동시대에 그 점을 격렬히 비판한 작가는 김동인이다. 그런 기준이라면 이광수는 아니더라도 김동인은 포함돼야 한다. 그러나 김동인의 ‘발가락이 닮았다’도, ‘감자’도, ‘배따라기’도 없다. 이외수의 작품은 아무리 완화된 기준을 적용해도 한국대표문학선집에 들어갈 만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외수의 작품 ‘고수’는 당당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외수는 있는데 이광수도 김동인도 없는 문학선집은 공정하지 않다.
▷이광수와 김동인이 친일을 했다 해도 문학은 문학이다. 이광수의 ‘무정’은 ‘홍길동전’ 같은 조선시대 소설과도, ‘혈의 누’ 같은 개화기 신소설과도 완전히 다른 소설의 길을 열었다. 김동인은 이광수 소설에 남아 있는 도덕적 요소까지 제거하고 이미 1930년대에 단편이 이를 수 있는 최상의 경지까지 갔다. 이광수와 김동인을 문학사에서 빼는 것은 마르틴 하이데거가 나치에 동조했다고 그의 철학을 독일 철학사에서 빼는 것과 마찬가지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