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인사에 일가견이 있었다. 말단 행원 시절 인사부에 근무하면서 ‘원샷 인사’를 구상했다. 지금도 정부 부처나 민간기업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인사를 몇 차례 나눠서 한다. 인사 때면 길게는 한 달 가깝게 직원들의 마음이 콩밭에 가 있다. 미리 준비를 완벽하게 해놓으면 이런 폐단을 없앨 수 있다. 이런 꿈을 은행장이 되기 30년 전에 가졌다. 그리고 실행했다. 남들이 고칠 수 없다고 했던 관행을 혁파했다.
▷조 전 행장은 6년 가깝게 단 하루도 108배를 거르지 않는다. 독감으로 몸이 아파도 108배는 꼭 했다. 대박을 친 ‘송해 광고’도 108배를 하면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가 “송해 선생님을 광고 모델로 쓰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하자 거의 모든 임직원들이 반대했다. 고민을 하다 광고회사에 입사한 딸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딸은 한심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108배를 하면서 며칠 동안 간절하게 답을 구한 끝에 결심했다. ‘기업은행에 예금하면 기업을 살립니다…’라는 광고 문안까지 직접 만들어 대성공을 거뒀다.
최영훈 논설위원 tao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