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교·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
“제일모직, 삼성SDS 상장? 새로운 투자 대상 아니냐고? 글쎄, 그건 재벌가가 돈 버는 이벤트지.”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일상적인 평가다. 이들은 한국시장을 선진국형 시장이 아니라 ‘현지인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시장을 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조금 더 따뜻해졌다. 한국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동안 배당은 ‘대주주의 제 몫 챙기기’쯤으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배당 활성화를 밀어붙이면서 점차 ‘소액 투자자에게 초과수익을 안겨주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대만의 사례가 주목할 만하다. 대만 기업들은 최근 수년간 배당성향을 높여왔다. 대만 증시의 시가배당률(총 배당금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4%로 오르면서 대만 시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지난해 말 1.3%에 그쳤던 코스피 시가배당률도 점차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시장의 유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코스피의 하루 거래량은 4조 원 수준으로 중국(45조 원) 일본(12조 원) 등 여타 아시아시장에 비해 유동성이 낮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펀드 환매자금을 비롯한 증시 대기자금이 다른 자산으로 옮겨가지 않고 주가연계증권(ELS), 머니마켓펀드(MMF) 등의 형태로 남아 있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어떤 계기가 마련되면 대기자금이 언제든지 주식시장으로 빠르게 유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승교·NH투자증권 홍콩법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