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음주적발 예년보다 급증… 세월호 이후 자제하던 분위기 줄어 36년만에 5000명 밑돈 사망자 수… 1년만에 다시 제자리 우려
같은 달 25일 오전 2시 50분경 전북 전주시 덕진구 운전면허시험장 앞. 이모 씨(46)가 몰던 마티즈 승용차가 1차로에 정차한 20t짜리 지게차를 들이받았다.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이 씨가 사고 당시 내린 비 때문에 서 있던 지게차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으로 추정했다.
올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대형 교통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지난해 36년 만에 5000명 아래로 떨어진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년 만에 다시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얼마 전 이슈가 됐던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 허모 씨(37)도 소주 4병을 마시고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두 사람 모두 “어떻게 운전했는지 모르겠다” “사람을 친 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다.
최근 대형 음주운전 사고가 이어지는 이유를 느슨해진 안전 의식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교통안전 의식도 덩달아 높아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잊히고 있다는 것. 박천수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세월호 이후 방어운전을 하고 음주운전을 자제하려는 긍정적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습관화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한번 고삐가 풀리기 시작하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7∼12월) 총 음주단속 적발 건수(12만6858건)는 2013년 같은 기간 적발 건수(13만2591건)보다 5000건 이상 줄었다. 하지만 올해 1월 음주운전 적발 건수는 1만9422건으로 2013년(1만4666건) 같은 기간보다 32% 이상 증가했다. 설 연휴가 있어 단속 건수가 급증했던 지난해 1월(1만8895건)과 비교해 봐도 약 3% 증가한 수치다.
설재훈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대로라면 연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올해 5200명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사망률을 낮추는 뒷좌석 안전벨트 착용률만 해도 선진국에 크게 못 미쳐 강력한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