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아내를 잡아먹은 악어에게 목숨을 걸고 복수한 우간다의 50대 남성이 “죽음은 두렵지 않았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영국 BBC 뉴스는 4일(현지시각) 임신한 아내를 잡아먹은 거대한 악어를 죽인 우간다의 50대 어부가 이 마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며 그와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그러던 중 그는 지난달 그 악어가 다시 호수로 돌아왔다는 말을 듣게 됐다. 친구들과 함께 호수로 가 ‘원수’와 대면한 그는 “엄청나게 큰 괴물이었다. 우린 돌멩이와 막대기를 들고 싸워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고 말했다.
바탐부제는 복수를 위해 현지의 대장장이를 찾아가 작살을 만들어달라고 했다. 작살 값 3.2파운드(약 5300원)는 바탐부제에게 큰돈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미래를 앗아간 악어를 죽이기로 이미 결심한 상태였다.
그는 “악어는 내 아내를 통째로 먹어 치웠다. 옷도, 시신 일부도 발견되지 않았고 그녀의 모습을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아내와 태어나지 않은 내 아이…내 인생이 끝난 거다. 난 모든 걸 잃었다”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한쪽 날에 미늘이 달린 작살로 무장하고 악어 사냥에 나섰다. 친구들의 만류에도 그는 “내가 죽더라도 상관없다. 반드시 죽이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는 “악어가 입을 ‘쩍’ 벌리며 나를 공격하려 했다. 상황이 격해졌다. 현장에는 공포심이 차올랐다. 하지만 난 결심했고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내가 원하는 건 악어의 죽음뿐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악어는 바탐부제의 처절한 복수심에 무릎을 꿇었다. 약 1시간 반 동안 계속된 사투 끝에 거대한 악어의 숨통은 끊어졌고, 그는 마을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우간다 야생당국에 따르면, 숨진 악어는 몸길이가 4m가 넘었고, 몸무게도 약 600kg이었다.
악어 사체는 수도 캄팔라에 위치한 마카레레 대학교로 옮겨졌다. 해부 결과 악어의 위 속에서는 정강이뼈가 발견됐다. 담당자는 사람 뼈로 추정되지만 확신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사건 후 바탐부제는 여전히 마을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슬픔은 여전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감사 인사 덕에 기운을 내고 있다.
그는 “아내도 잃고 태어나지 않은 아이까지 잃어서 말할 수 없이 우울하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악어를 죽여줘서 고맙다. 대단한 일을 해줬다’고 계속 말해준다. 난 이 마을의 영웅이다. 사람들이 여전히 내게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