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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동원, ‘소금물 관장 ’ 캠프에…“남편,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입력 | 2015-02-05 19:12:00




목사 부부가 암환자 등 죽음의 문턱에 놓인 사람들을 대상으로 무허가 의료행위를 저질러 체포된 가운데 2011년 대장암으로 사망한 고 최동원 선수도 피의자 조모 씨(56) 부부가 실시한 불법 치료 캠프에 참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84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지는 등 ‘무쇠팔’로 불린 최 선수는 2007년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부터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최 선수의 부인 신현주 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남편이 오랜 병원치료로 심신이 지친 상태에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캠프를 찾았다”고 말했다.

신 씨에 따르면 최 선수는 2011년 초 피의자들이 경기지역에서 개최한 캠프에 참가했다. 신 씨는 “병원 치료로 가망이 보이지 않아 불안감을 느낀 남편이 캠프 홍보서적을 본 뒤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해당 서적에는 목사 부부가 지시한 치료법을 따르면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고 소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에 참가한 최 선수는 체식 등 식이요법을 진행했고, 피의자들이 판매하는 간장 등의 식품을 먹었다. 그러나 대장 수술을 받은 터라 ‘소금물 관장(항문을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의료행위)’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불치병 치료 효과가 있다는 캠프(9박 10일)를 모두 소화한 최 선수지만 항암 효과는 없었다. 그는 약 8개월 뒤인 2011년 9월 사망했다. 신 씨는 “캠프에서 받은 치료가 병세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캠프에 참가했던 피해자들은 “(목사 부부가) 지시한 식품만 먹을 수 있었기 때문에 약을 먹지 못한 일부 중증환자가 퇴소 후 숨지기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목사 부부가 최 씨에게 실시한 불법 행위의 종류와 내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허가 받지 않은 식품을 판매한 것이 드러나면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

‘한국의 사이영상’인 ‘최동원상’이 제정된다. ‘최동원상’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투수에게 수여되며 최동원의 현역시절 등번호인 11번을 기리기 위해 매년 11월11일 부산에서 시상식이 열린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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