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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팩 논란 K2전차 “전력화 이상무”… 1.2km 떨어진 1.2m 표적지에 ‘쾅쾅’

입력 | 2015-02-06 03:00:00

軍, 정규훈련 현장 첫 언론 공개




5일 경기 양평군 육군종합훈련장에서 제20사단 12전차대대 장병들이 차기전차 K2 흑표의 전차포 기동사격훈련을 하고 있다. 양평=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포수, 대탄(대전차 고성능폭약 예광탄·포탄의 한 종류), 선군호(북한 전차 이름) 표적!”

“표적 확인!”

“쏴!”

5일 경기 양평군의 육군종합훈련장.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은 오전 8시. 국산 ‘명품 무기’ K2 흑표 전차의 혹한기 사격 및 기동훈련이 시작됐다. 육군 제20기계화보병사단 예하 12전차대대 소속 전차 3대는 번갈아가며 약 1.2km 떨어진 표적을 향해 불을 뿜었다. 포연을 남기고 날아간 포탄은 가로 세로 3.6m 크기인 표적의 중앙 검은 원에서 합격 기준인 가로 세로 1.2m 범위 안에 꽂혔다. 포탄이 발사될 때마다 발생하는 충격파는 사격 장소에서 250m 떨어진 통제탑의 지붕을 흔드는 듯했다. 흙먼지는 전차를 감싸며 올라왔다.

그동안 시제품을 소개하거나 화력 시범을 위해 K2 전차를 공개한 적은 있지만 실제 정규 훈련 모습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훈련엔 총 11대의 K2 전차가 참가했다. 2008년 개발돼 지난해 7월부터 실전 배치된 K2 전차는 육군의 차기 핵심 기갑 전력이다.

김종환 12전차 대대장(중령)은 “K2 전차는 K1A1 전차보다 포신이 1.3m 길다. 적을 향해 쏠 때 쓰는 조준경 배율도 K1A1이 10배인 데 비해 15배로 늘어나 명중률이 높다”며 “수동 장전하는 K1A1 전차와 달리 K2 전차는 자동 장전 방식이어서 빠르게 집중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2 전차의 재장전 시간은 6초 이내. 분당 10발 사격이 가능하다. K2 전차를 생산 중인 현대로템의 조형준 책임연구원은 “K1A1 전차의 발사속도는 분당 8발이지만 지형 조건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자동 장전 방식인 K2 전차의 탑승 인원은 K1A1 전차보다 1명이 적은 총 3명이다.

오후엔 K2 전차에 장착된 K-6 기관총 사격 및 진지 점령 기동훈련이 이어졌다. K2 전차는 비포장 야전 지역을 마치 표범처럼 신속하게 움직였다. K2 전차의 전차장(탑승 인원 중 지휘자)인 이호현 상사는 “K1A1 전차는 6개 바퀴 중 3개에만 서스펜션(충격완화 장치)이 있지만 K2 전차에는 바퀴 6개 모두에 서스펜션이 달려 있어 갑자기 방향을 바꿀 때 덜컹거림이 적고 차체에 가해지는 충격도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육군은 독일제 파워팩(엔진+변속기)을 장착한 K2 전차 100여 대를 20사단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국산 파워팩이 장착된 K2 전차는 2018년부터 실전 배치된다. 군은 초기 개발에 진통을 겪은 국산 파워팩의 가속성능 기준을 8초에서 9초로 완화해 장착하기로 결정했다.

양평=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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