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안보 싱크탱크 INSS 코헨 조정관이 보는 IS의 실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전 세계 젊은이들을 유혹하면서 쓰는 문구이다.
잔혹한 인질 처형은 물론이고 살아있는 사람을 불에 태우는 일까지 주저하지 않는 악마 집단 IS에 대해 지구촌의 공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미나가 끝난 뒤 그를 따로 만났다. IS의 위험성에 대해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IS는 단순한 과격 단체가 아니다.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과격한 수준의 폭력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이고 고도의 사이버 심리전 능력까지 갖춘 디지털 테러 조직이라는 점에서 지금까지 지구상에 출현하지 않았던 가장 위험한 테러단체다.”
이어 “문제는 우리(이스라엘)를 포함해 뾰족한 대응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헨 조정관은 “무엇보다 IS가 유튜브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보완재가 아니라 테러의 기본 플랫폼으로 사용하고 있는 게 가장 두려운 요소 중 하나”라면서 “테러에 뉴미디어를 본격적으로 적용했다는 점에서 작금의 테러는 IS 전과 후로 나뉜다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조직원 모집 공고를 내는 수준이 아니라 마치 ‘온라인 팬 카페’처럼 행세하며 전 세계 젊은이들을 유혹하고 이 중 일부를 끌어 모으고 있다”며 “오사마 빈라덴이 이끌었던 알카에다도 소셜미디어를 사용했지만 IS는 이와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가 속한 INSS가 지난해 초부터 1년간 분석한 바에 따르면 IS는 ‘미국을 응징해야 한다’는 식의 거창한 명분 이전에 한 손에는 권총을 들고 한 손으로는 애플사의 최첨단 ‘맥북 에어’ 노트북으로 테러 기획을 짜는 장면 등을 지속적으로 소셜미디어에 노출하며 이에 열광하는 ‘신규 조직원’을 자연스레 모집한다.
코헨 조정관은 “IS는 외국인들에게 ‘우리도 당신들과 같은 21세기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주력했고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최근 유럽을 비롯해 한국 등 아시아권 젊은이들도 이런 경로로 관심을 가져 실제 가입도 하고 추종하는 자생적 테러리스트인 ‘외로운 늑대’로 활동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IS의 다음 테러는 어떤 모습일까.
코헨 조정관은 “인질 처형 방식에 너무 놀라고 흥분하기보다는 IS가 최종 목표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조기에 차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IS가 궁극적으로 노리는 것은 미국 등 서방 본토에 대한 조직적인 테러이다. 화형 퍼포먼스에 서방의 시선을 고정시킨 뒤 뒤로는 다양한 테러를 준비하고 있다는 여러 정보가 포착되고 있다. 이들의 테러가 현실화되는 순간 IS는 미국이나 일부 중동이 아닌 전 세계의 이슈가 될 수 있다.” 그의 말은 한국 역시 IS 테러로부터 결코 안전할 수 없다는 경고로 들렸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