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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아파트 옹벽 붕괴 조사 관계자 “22년 간 안 무너진 게 신기하다”

입력 | 2015-02-06 10:44:00


‘광주서 아파트 옹벽 붕괴’

“22년 동안 무너지지 않은 게 신기할 뿐입니다.”

5일 광주 남구 봉선로 대화아파트 옹벽 붕괴 현장을 조사한 안전진단팀 관계자는 “부실시공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파트 뒤편 소방도로 쪽 15m 높이의 옹벽이 갑작스레 무너진 것은 이날 오전 3시 49분쯤. 전체 옹벽 144m 가운데 30m가량이 무너지면서 엄청난 양의 토사가 주차 차량 40여 대를 덮쳤다. 사고 직후 아파트 2개 동 165가구 주민 490여 명은 추가 붕괴를 우려해 대피소로 이동했다.

103동 주민 신고자 김모 씨(61)는 “신문을 가져오려고 현관문을 여는 순간 지진 같은 굉음이 들려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아파트는 1993년 9월 건설됐다. 소방도로 옹벽은 제석산 절개면의 흙을 막기 위해 시공됐다. 현장 점검에 나선 전문가들은 붕괴 원인으로 옹벽 부실시공이 유력하다고 판단했다.

기완서 조선이공대 토목건설과 교수는 “높이가 8m를 넘는 옹벽은 2, 3단으로 쌓아야 하는데 붕괴된 옹벽은 1단이었다”며 “부득이하게 1단으로 할 경우 기둥을 세우는 등 다른 특수공법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에 착수한 안전진단팀도 총체적 부실공사를 확인했다. 안전진단팀은 옹벽 내부 철근이 표준안에 비해 30% 정도만 시공됐고 이마저 허술하게 연결된 것을 발견했다.

옹벽 두께도 하단이 60cm이지만, 상단은 30cm에 불과했다. 안전진단팀은 토사 압력 때문에 H빔을 지지하던 줄이 끊어지고 1.8m 간격의 H빔마저 꺾이며 옹벽이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

옹벽 정상의 배수관도 크기가 가로 20cm, 세로 20cm였다. 이 정도 높이의 옹벽 근처에는 가로 50cm, 세로 50cm의 배수관이 알맞다. 배수관에서 넘친 빗물이 옹벽 내부로 흘러들어 지반을 약화시켰을 가능성이 크다. 옹벽 벽면 배수관 갯수도 규정보다 적었다.

광주 남구는 2013년과 2014년 해당 옹벽의 안전 점검을 한 결과, 모두 ‘이상 없음’으로 나타났다.

남구는 이날 붕괴된 옹벽에서 토사가 쏟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흙 포대로 주변에 임시 보호벽을 설치했다. 또 붕괴된 절개지 위에 방수포를 덮어 추가 붕괴를 예방키로 했다.

남구 관계자는 “붕괴된 옹벽이 B급 시설물이라 주의 관찰대상은 아니다”며 “완벽한 보강공사는 일주일 정도 걸릴 것 같다”고 밝혔다. 보강공사가 마칠 때까지 주민 490여 명은 귀가하기 어렵다.

경찰은 부실시공이 최종 확인될 경우 수사에 나설 계획이나, 해당 건설사는 부도났고 공소시효도 지났다.

‘광주서 아파트 옹벽 붕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광주서 아파트 옹벽 붕괴, 경찰이 수사에 나서도 마땅한 벌을 내릴 수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광주서 아파트 옹벽 붕괴, 원래 시공되기로 한 만큼 했으면 절대 안 무너졌을 것 같은데, 부실시공 너무 심하다”, “광주서 아파트 옹벽 붕괴, 아파트는 문제없나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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