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에 임금을 깎으면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겠느냐.”
김동만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이 6일 서울 중구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주최로 열린 연찬회 강연에서 “임금 체계 개편을 자꾸 하자고 하는 데 대안없는 임금 개편은 맞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국노총 위원장이 경총 연찬회에서 단독 강연한 건 2007년 이용득 당시 위원장 이후 8년 만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정부가 진행 중인 임금체계개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임금체계는 ‘걸레’”라며 “과거 정부에서 임금 인상을 억제해 기본급을 못 올리고 수당이 복잡하게 붙어 문제 해결이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40대 후반~50대 초반에 가장 많은 임금을 부여하는 것은 이 시기에 지출이 가장 많은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에 따른 것”이라며 “초봉을 너무 적게 줘서 초봉과의 격차가 클 뿐, 대안도 없이 50대의 임금을 깎으면 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노사간 합의가 이뤄지려는 사안에 정부가 개입해 해결이 더 어려워진 경우가 많다. 지금도 3월로 예정된 노사정 대타협을 만들어 내긴 쉽지 않다”며 “정부가 노사의 자율적인 합의를 존중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연에 나선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정책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장관은 “내년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는 데 이에 맞게 임금체계 등 노동시장의 기본 틀이 고쳐져야 한다”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정년 연장을 맞이하고 2~3년에 걸쳐 사회 전체적으로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정 대타협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될 것”이라며 “수준이나 형태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3월까지는 어떻게든 타협안이 나올 것”이라고 확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