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역사학자들, 日비판 집단성명] ‘日과거사 왜곡 반대성명’ 주도한 더든 교수 인터뷰 日정부, 美교과서 수정요청… 학문의 자유 훼손 이번 성명은 19명만이 아닌 모든 학자의 의견
아베 정권의 미국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를 비판하는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 출처 코네티컷대 홈페이지
아베 정권의 미국 역사교과서 왜곡 시도를 비판한 미국 역사학자 19명의 집단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 코네티컷대 교수는 5일(현지 시간) 전화 통화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가 “일본 정부가 다른 국가의 역사교과서 기술을 억압하려는 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는 규탄 성명을 발표한 직후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금까지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유력 언론에 기고문을 내고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에 대한 강한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아베 정권은 안보 분야에서 미국을 돕고 미국은 일본이 원하는 것을 용인하는 매우 위험한 거래관계가 있었다”며 일본을 감싸는 미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더든 교수는 “앞으로도 기고를 더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집단성명이 어떻게 나오게 됐나.
아베 日총리
“정부가 자국 역사 묘사에 영향을 미치려 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교과서 내용에 간섭하려고 하는 것은 역사적 관행을 거스르는 것이다. 특히 교과서의 몇 문단을 제거하라는 일본의 요구는 전에 없던(unusual) 일이다. 이에 대한 관심과 연대(solidarity)를 표시하기 위해 집단성명을 내게 된 것이다.”
―일본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나.
“일본 지도자들과 참모들이 성명을 읽고 그다지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영리하다면 짐짓 모른 체할 것이지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반대할 것이라고 본다.”
―일본이 성명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오바마 대통령이 무엇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오바마 대통령이 워싱턴에서 아베 총리를 만나면 역사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은 2년 전 시진핑 중국 주석을 서니랜드에서 만났을 때도 둘만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일본이 아시아와 세계의 지도국으로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아베 총리와도 생각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는 계속될 것인가.
“아베 총리와 그의 지지자들은 역사적 사실들이 일본의 명예를 더럽히고 젊은 일본인들에게 자기학대적 역사관을 심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앞으로 ‘아름다운 나라’의 이미지를 창출하기 위해 그들이 선호하는 과거의 기억들로 역사를 대체하려 할 것이다.”
“열린 사회인 일본이 퇴행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이런 환상적인 비전(역사 수정주의)이 일본과 젊은이들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과거를 무시하는 것은 미래에 더 위험한 해악을 키울 것이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