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장은 파란만장한 역사를 지녔다. 유망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의 자금 조달을 위해 1996년 문을 연 코스닥은 외환위기 직후 벤처 붐으로 전성기를 맞았다. 대장주(大將株)였던 새롬기술 주가는 2575원에서 6개월 만에 30만 원으로 120배 올랐다. ‘미래와 사람’은 냉장고가 필요 없다는 ‘냉각캔’으로 열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다들 뒤끝은 좋지 못했다. 대부분 실적이 따르지 못해 주가가 폭락했다. 피해를 보는 건 뒤늦게 덩달아 뛰어든 ‘개미들’이었다.
▷오랫동안 코스닥은 ‘합법적인 도박판’이었다. 기업 대표들은 툭하면 주가 조작, 횡령, 배임으로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었다. 증권회사 직원들조차 친한 사람들에게는 “사기당하기 싫으면 코스닥 근처엔 가지도 말라”고 말하는 분위기였다. NHN LG텔레콤 아시아나항공 같은 우량 기업은 코스닥을 떠나 코스피로 옮겼다. 최근 코스닥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건 상장 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높아지고 시장이 다소 투명해졌기 때문이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