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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조개혁도 국제경쟁력 잣대로”

입력 | 2015-02-09 03:00:00

부구욱 대교협 회장 “단순 정원 감축으론 한계”




5일 영산대 경남 양산캠퍼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는 부구욱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신임 회장. 영산대 제공

요즘 대학들이 학과 통·폐합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교육부는 대학을 A∼E등급으로 나눈 뒤 A등급을 제외하고 등급별로 차등을 둬 정원을 감축할 방침이다. 결과에 따라 재정난을 넘어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 속에 대학마다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국·공립대와 사립대 등 전국 4년제 대학을 대표해 교육부와 대학 개혁방안을 논의하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지난달 21대 대교협 회장에 취임한 부구욱 영산대 총장(63)은 5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국익을 위해 대학이 위기의식을 갖고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밝혔다. 인재가 가장 큰 자산인 나라에서 고등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단순히 대학의 몸집을 줄이거나 부실한 곳을 퇴출시키는 데 방점을 찍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부 총장은 “세계 200위 내 대학 20∼30곳을 집중 육성해 매년 국내 학생이 외국 대학에 납부하는 약 20억 달러의 재원을 국내로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부 총장은 “대교협 차원에서 ‘고등교육 발전 10개년 계획’을 세우는 중이며 이르면 6월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구상 중인 계획에 따르면 우선 국립대의 중복 분야를 정리해 거점별로 통합을 추진한다. 통합 과정에서 줄어든 예산은 없애지 말고 각 대학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투자하게 한다. 주요 사립대는 등록금 책정 등에서 자율성을 보장해 세계적인 대학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렇게 국립대와 주요 사립대 투입 재정이 줄어들면 다른 대학의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부 총장은 “우수 유학생의 국내 유치 흐름이 형성되면 40억 달러에 달하는 교육부문 수지 적자 규모도 10년 이내에 절반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부 총장은 평가 결과에 따른 정원 감축 비율 결정에 대학의 목소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특히 ‘대학을 살리는 개혁’이 되도록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중소·지방대의 입장을 제대로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구조 개혁의 여파로 대학들이 30%까지 정원 감축에 몰리는데 이 상태로 계속 가다간 결국 재정 자립이 불가능해져 ‘실패한 개혁’이 될 게 뻔하다. 경쟁력이 유지될 수 있는 수준인 15∼20% 선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학에 특성화, 글로벌화를 통한 자율적 구조조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 총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1년 부산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2001년 2월 서울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관 생활을 마친 뒤 영산대 총장에 취임했다. 중앙인사위원회 인사정책자문위원, 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 회장 등을 지냈다. 대교협 회장 임기는 2016년 4월 7일까지다.

양산=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