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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도가字, 세계 最古 금속활자 공인 받나

입력 | 2015-02-09 03:00:00

문화재委 12일 심의… 결과 주목
경북대 산학협력단 “62개활자 진품”… 사실일땐 직지보다 최소 138년 앞서




진위 논란 끝에 문화재 심의위원회 심사를 받게 된 증도가자. 동아일보DB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가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논란을 빚고 있는 ‘증도가자(證道歌字)’에 대해 12일 국가지정문화재 등록 여부에 대한 심의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증도가자는 고려 고종 26년(1239년)에 찍은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보물 758호)’를 인쇄한 금속활자를 뜻한다. 증도가자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자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해 경북대 산학협력단에 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8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북대 산학협력단은 109개 활자 중 62개를 증도가자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 내용이 사실로 최종 확인되면 증도가자가 직지심체요절(1377년)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서는 세계 최고 금속활자로 공인받는 것이다. 그러나 활자 자체에 대한 연도 측정 자료가 없어 진위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산학협력단은 국립지질자원연구원의 탄소연대 분석 결과 활자 15개에 묻은 먹이 서기 1033∼1155년에 만들어진 것으로 조사됐다고 주장했다. 이것이 활자 역시 고려시대 것이라는 직접 증거가 될 수는 없지만, 정황상 활자도 그 무렵 제작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경북대 산학협력단의 연구책임자인 남권희 교수가 5년 전 증도가자를 최초 공개하면서 진품을 주장한 당사자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객관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있다. 일각에서는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연구용역을 맡길 때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 심의가 열려도 진품 여부에 대한 전문가들의 논란은 여전할 것 같다”며 “그러나 정부기관이 나서 구체적으로 사실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운 기자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