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학 도로교통공단 교수
고속도로에서 고의적인 급정지로 사망사고 유발, 앞차가 진로를 양보하지 않았다며 저지른 삼단봉 차량 파손, 경음기를 울렸다고 가스총으로 위협, 좁은 길에서 운전 시비로 빚어진 고의적인 상대 운전자 충격…. 이 사례들은 대부분 보복 운전에서 비롯된다. 보복 운전은 운전 미숙이나 위험한 운전에 맞선 급차로 변경, 급제동, 심하면 상대편 차 밀어붙이기가 있다.
블랙박스가 나오기 전에는 보복 운전의 정황이 있다 해도 명확한 목격자가 없는 한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됐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블랙박스 등 영상매체를 통해 보복 운전으로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는 사건이 많이 늘고 있다.
운전하다 보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잠깐 다른 생각을 하다 남의 차를 깜짝 놀라게 할 수도 있고 놀란 마음에 앞차에 경적을 울릴 수도 있다. 나 때문에 상대방이 놀랐을 땐 미안하다는 의사 표시와 양보로 내 실수를 인정하는 운전 습관이 필요하다. 상대가 실수할 경우에는 그 자동차에 나의 가족이 타고 있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참고 여유를 가진다면 화난 마음이 가라앉을 것이다.
도로에서의 다툼과 보복 운전을 예방하려면 진로 변경 때 방향지시등 켜기, 일몰 전 전조등 켜기, 고속으로 주행하더라도 뒤에서 빠르게 다가오는 차에 진로 양보해 주기, 좁아지는 길에서 방향지시등 켜고 끼어들려는 차에 양보해 주기 등 운전하면서 내가 상대방에게 바라던 바, 원하던 바를 내가 다른 운전자나 보행자에게 해주겠다는 마음, 즉 역지사지의 태도를 가지면 훨씬 더 안전하고 행복한 운전을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문태학 도로교통공단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