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뜨는 정치지도자들]<10>美대선 향해 뛰는 젭 부시
미국 공화당의 2016년 유력 대선후보인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62·사진)가 4일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기회의 평등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국가는 물론이고 사회의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해 부자 증세를 통한 복지 확대에 방점을 둔 민주당과의 차별성을 드러냈다.
그는 아직 공식적인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당내 경선 레이스를 시작한 상태다. 미 전역을 돌며 강연과 연설을 하고 있는 그는 8년 만에 공화당 정권을 세울 구체적인 비전과 공약을 설파하고 있다.
벌써부터 미 정가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2001∼2009년)의 친동생인 부시 전 주지사가 민주당의 대선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다며 내년 대선은 미국 정치 명문인 ‘부시가(家)’와 ‘클린턴가’의 경쟁으로 좁혀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부시 전 주지사는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해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 외교정책 책임자로 일했지만 뚜렷한 업적이 없고 2017년 대통령에 취임할 경우 70세의 고령이 된다는 점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는 공화당 내에서 합리적이고 대중 친화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중남미 이민 인구가 많은 플로리다의 주지사를 지낸 경험 덕분인지 당내 강경 보수세력인 티파티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행정부가 추진하는 이민개혁에 굳건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텍사스 주 정부의 요직인 국토부 장관(랜드 커미셔너)에 당선된 장남(조지 프레스콧 부시·39)은 든든한 지원군이기도 하다. 형인 부시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언론 인터뷰에서 “동생이 출마를 결심하면 나도 ‘다걸기(올인)’할 것이고 막후에서라도 원하는 모든 것을 해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형인 부시 전 대통령의 실정(失政)과 주지사를 그만둔 후 몸담았던 정치 컨설팅업체 등의 경영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각종 법규 위반 논란이 대선 가도에 잠재적 걸림돌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망하고 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