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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동아일보] Worth It! 1990년대에 태어나 화장품의 역사를 바꾼 스테디셀러

입력 | 2015-02-09 23:41:00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와 ‘토토가’의 영향으로 1990년대 패션과 음악이 다시 유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뉴욕에서도 1990년대 뉘앙스의 미니멀한 뷰티가 부활했다. 말하자면 당시 캘빈클라인 광고에 등장했던 케이트 모스의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듯한 얼굴이 트렌드의 최전선이 된 것. 그 메이크업의 전성기인 1990년대에 태어나 여성들로부터 “이보다 좋을 순 없다”는 인정을 받아 여전히 애용되는 뷰티 리스트. 이보다 더 좋은 상은 없을 듯!



낯선 향기에 끌리다
겐조 로빠겐조 뿌르 팜므

지금은 ‘아쿠아틱 프래그런스’라는 용어가 생겼지만, 당시엔 ‘로빠겐조’와 아르마니의 ‘아쿠아 디 지오’에 대해 사람들은 “물 향기”나 “오이 냄새”라고 얘기했다. 누군가는 시원하다 생각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비릿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빠겐조는 ‘겐조에 의해 만들어진 물’이라는 뜻으로 여기서 물은 생명력과 젊음, 자유를 상징한다. 향은 민트의 신선함과 로터스의 고요함에 핑크 페퍼를 믹스해 관능적인 터치를 더했다. 보틀 역시 물이 흐르는 모습을 형상화한 커브형 투명 용기로 불빛이나 그림자에 따라 변화무쌍한 자태를 드러낸다. 50ml 7만4천원.   



퍼스트 세럼의 역사를 시작하다
코스메 데코르테 모이스처 리포솜

세상에서 가장 다리가 긴 모델로 통했던 나디아 아우어만은 인터뷰 때마다 종종 “옷이나 주얼리보다 피부에 투자하는 것이 결국 남는 것이다”라는 얘기를 하곤 했다. 그리고 본인은 일본에 들를 때마다 ‘모이스처 리포솜’이라는 보라색 병으로 트렁크를 가득 채워 돌아온다고 덧붙였다. 그 보라색 병은 피부 세포와 유사한 인지질로 구성된 캡슐을 사용해 피부 층층마다 신선한 수분을 공급했고 그 결과 피부는 10시간 이상 메마를 틈이 없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한 세안 후 맨 처음 사용하는 퍼스트 세럼이나 부스팅 에센스의 개념은 여기서 시작된 거다. 60ml 16만8천원.   



번질대던 크림에서 촉촉한 수분 크림으로!
이솝 만다린 페이셜 하이드레이팅 크림

지금은 모이스처라이저의 구분이 극도로 세분화됐지만 예전에는 오로지 건성용 크림과 지성용 크림이 존재할 뿐이었다. 건성용은 표면에서 유분이 겉돌 정도로 피부를 리치하게 만들었으며, 지성용은 부분적으로 피부를 땅기게 했다. 이솝에서 출시한 피지를 조절해주는 수분 크림은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지도, 번들거림을 남기지도 않았다. 만다린 껍질과 레몬 오일은 수딩과 항균 효과로 피부를 진정시켰고, 로즈힙 씨앗은 피부가 쉽게 산화되지 않도록 보호했다. 민감한 피부도 사용할 수 있으며, 스트레스나 날씨 변화로 피부 컨디션이 떨어졌을 때 기운을 더해주기에도 좋다. 60ml 6만5천원.   



외국 여행의 필수 쇼핑 아이템, 핸드크림 상륙!
록시땅 시어 버터 핸드 크림
빈티지한 느낌의 철제 튜브 용기에 담긴 핸드크림은 일종의 아이콘과도 같다. 한번 ‘나갔다 온’ 여자들의 백에서는 어김없이 제멋대로 구부러진 실버 튜브가 등장했고, 이 핸드크림은 전 세계에서 3초당 1개씩 팔려나갔다. 주요 성분은 20%의 시어 버터와 스위트 아몬드 추출물, 글리세린, 허니, 마시멜로로 제법 차진 제형이지만 피부에 흡수되는 시간은 그리 길지 않고 끈적임도 없다. 무엇보다 좋은 건 당시의 핸드크림에서 기대하기 힘든 재스민과 일랑일랑이 어우러진 우월한 향이 난다는 거다. 75ml 2만6천원.   



향수의 매출, 이미지가 중요하다!
에스티 로더 플레져 오 드 퍼퓸 스프레이
분홍색 꽃이 활짝 핀 정원에서 같은 톤의 스웨터를 입은 엘리자베스 헐리가 기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플레져’ 광고를 떠올려보자. 이 캠페인은 우리로 하여금 오래도록 이것을 ‘행복한 여성’을 상징하는 향수로 기억하게 만들었다. 봄비가 내린 직후 촉촉하게 젖은 꽃의 향기를 재현한 플레저는 신선한 백합과 라일락이 섬세하게 조화된 시원한 향으로 여성스럽지만 지나치게 도발적이지 않고, 공기처럼 가볍지만 우아함을 간직하고 있다. 이 향수를 편애하는 사람들은 샌들우드와 파촐리의 은은한 잔향을 중독의 이유로 꼽는다. 50ml 8만원.  



바르는 것보다 각질 제거가 중요하다, 화장솜과 부스터의 탄생
SK-Ⅱ 페이셜 트리트먼트 클리어 로션
제아무리 고가의 세럼이나 크림도 각질이 쌓인 피부 아래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페이셜 트리트먼트 클리어 로션’은 20년 전부터 크리니크의 클래리파잉 시리즈와 함께 토너로 피부의 각질을 정돈해야 한다는 걸 강조하기 시작했다. 이 토너는 사과산, 구연산, 젖산까지 3개의 각질 케어 성분을 배합해 모공 속 노폐물과 각질을 자극 없이 정돈해준다. 매일 각질을 부드럽게 제거하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 사용하는 세럼이나 크림의 유효 성분도 좀 더 피부 깊숙이 전달할 수 있으니, 이런 토너야말로 진정한 부스터라 할 수 있을 거다. 150ml 7만원.   



성형수술 없이 주름 케어가 가능한 레티놀 혁명
아이오페 바이오 레티놀
아이오페의 레티놀 시리즈에 대한 역사는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로 출시되었을 당시에는 국내에 임상 기관이 존재하지 않아 프랑스에서 효능 평가를 시도했고, 1990년대 말에 들어서야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레티놀 효능에 대한 임상 시험을 거친 후 국내 최초로 레티놀 기능성 허가를 획득했다. 가장 최신 버전인 ‘바이오 레티놀’은 제형이 피부에 흡수된 후 쉽게 분해되지 않도록 가공을 거쳐 밤사이 미세한 주름부터 팔자주름까지 효과적으로 케어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자외선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분이기 때문에 반드시 밤 시간에 사용해야 한다는 것뿐이다. 40ml 8만5천원.     



화장품의 이미지를 바꿔놓은 과묵한 의사 선생님 같은 패키지, 그리고 성실한 효과
크리니크 모이스춰 써지 익스텐디드 썰스트 릴리프
반투명한 핑크색에 젤리 같은 말캉한 제형으로 기억되는 ‘모이스춰 써지’ 시리즈는 1988년 미국에서 최초로 출시됐지만 국내에서는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소개되었다. 이 수분 크림은 활성 알로에 성분과 글리세린, 히알루론산까지 보습의 기본 성분들을 철저하게 배합해 24시간 동안 피부가 메마를 틈을 주지 않는다. 날씨가 춥든 덥든, 실외든 실내든, 건조하든 습하든 환경에 상관없이 피부의 적정 수분도를 유지시키기 때문에 사계절 내내 아침·저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기도 하다. 평소보다 2~3배 정도 많은 양을 덜어서 얼굴에 도톰하게 발라주면 훌륭한 수면 마스크로 변신한다. 75ml 5만2천원.



기획· 정수현 프리랜서 | 사진·지호영 기자 | 어시스트·양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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