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왼쪽)이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블링컨 부장관은 취임 후 처음인 이번 동북아 순방의 첫 방문지로 한국을 택했다. 사진공동취재팀
한국을 방문 중인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9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고고도미사일방어(사드·THAAD)’ 체계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과 아무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이 같은 발언은 서울에 이어 10일 중국을 방문할 블링컨 부장관이 사드에 대한 자신의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사드의 한국 배치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블링컨 부장관은 동북아 순방에 나서기 전에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잠재적으로 사드를 포함해(including possibly THAAD) 한반도에서의 미사일방어(MD)는 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지난달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는 현재 한미 사이에선 현안이 아니다(non-issue)”라며 거론조차 않으려 했던 것과도 대조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블링컨 부장관은 이날 “사드는 순수 방어용인 데다 전적으로(exclusively) 북한이 만들고 있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시스템”이라며 중국을 겨냥할 뜻이 없음을 밝히고 “이 모든 것(언급)이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대북제재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진지한 태도를 보일 때까지 국제사회와 협력해 압박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