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라만상 아로새긴 ‘보헤미아 유리’ 특별전 국립중앙박물관 4월 26일까지
체코 국립박물관이 소장한 1836년 작 ‘요세프융만에게 헌정한 잔’. 곳곳의 유리 커팅이 현란한 빛의 향연을 펼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9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의 ‘빛의 예술, 보헤미아 유리’ 특별전 기자간담회에서 본 작품들은 화려한 유리 세공 기술의 진수를 보여 줬다. 이 가운데 특히 18세기 초반에 만들어진 ‘프라하 전경이 있는 잔’은 제목 그대로 높이 20cm짜리 유리잔에 풍경화 한 폭이 숨어 있다. 유리잔 가운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프라하 성과 카를 다리, 성당 등 프라하 시가지가 빼곡히 늘어서 있다. 자칫 깨지기 쉬운 유리를 이처럼 자유자재로 조각한 기술이 지금 봐도 놀랍다.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와 체코의 국교 수립 2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다. 체코 국립박물관과 프라하 장식미술관의 유리 공예품 343점이 들어왔다. 보헤미아 지역은 유럽의 유리공예 중심지로 꼽히는데 금실과 루비 등을 넣은 화려한 장식 유리가 유명하다.
성당에 들어가는 휘황찬란한 스테인드글라스도 선보인다. 성모 마리아와 세례 요한을 새긴 스테인드글라스는 15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스테인드글라스다. 전시회는 4월 26일까지 열리며 관람료는 없다.
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