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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례 시인(60)이 새 시집 ‘개천은 용의 홈타운’(창비)을 출간했다. 시인은 1990년 등단해 백석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표제시에서 화자는 무더운 날 오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다 왈칵, 벌컥 화를 쏟아낸다. 시인은 “대학 시간강사 시절 부당한 일을 당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정도로 분노를 느낀 기억이 있다”며 “시집에서 더 이상 개천에서 용이 나오지 않는 사회에 대한 분노를 담았다”고 했다.
이번 시집에는 표제시를 비롯해 내러티브, 우화 등 다양한 형태로 불편한 세상을 향한 메시지가 담긴 산문시가 주로 수록됐다. ‘회생’에선 “겨울까지만 좀 기다려주세요. 노인들이 여름에는 잘 안 죽어요”라며 사람이 죽어야만 빚을 갚을 수 있는 장례식장 주인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쥐들도 할 말은 있다’에선 보석을 돌멩이 취급하는 쥐의 우화로 인간의 욕심을 비꼰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