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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메드] (에디터 체험기) “유기견 봉사활동 어렵지 않아요”

입력 | 2015-02-10 15:37:00

산책으로 실천하는 동물사랑
유기견 봉사활동 어렵지 않아요




지난 1월 14일, 답십리에 위치한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입양센터 2호점 땡큐센터에 다녀왔다.
 
유기견 봉사활동에 대해서는 많이 듣기도 했고 유명인들의 봉사 참여를 보면서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는 몰랐다. 그러나 마음만 있다면 가벼운 산책봉사에서부터 미용, 목욕, 청소봉사까지 할 수 있는 일은 많았다.
 
EDITOR 곽은영 PHOTOGRAPHER 권오경 COOPERATION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입양센터
 
 
5호선 답십리역에서 내려 4번 출구를 따라가다 보면 노란 건물이 보인다. 동물사랑실천협회의 입양센터 2호점 답십리 땡큐센터의 1층에는 비건채식 카페 ‘공존’이 운영되고 있고, 2층에는 동물 관련 교육이 이뤄지는 교육센터 및 유기견, 유기묘들의 입양이 이뤄지는 입양센터가 있다. 이곳은 유기견들이 다시 입양을 갈 수 있도록 돌보는 곳이다.
 
봉사자들이 하는 주된 일은 반려견들의 방을 청소하고 그들과 산책하며 놀아주는 것이다. 미용봉사와 목욕봉사도 있지만, 산책과 청소 봉사와는 달리 경험이 있는 사람에 한해 비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이 함께 산책하는 것뿐이라 하더라도 충분하다. 센터 관계자는 “매일 산책시켜줄 봉사자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말한다.


반려견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산책
 
답십리 땡큐센터에 도착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큰 개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 그들이 배변을 볼 수 있도록 방 한편에 신문지를 깔아준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방 안에도 나름의 규율이 있었다. 에디터가 방 한구석에 신문지를 넓게 펼쳐나가자 직원이 배변 신문지는 정해진 자리에만 두툼하게 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물을 먹는 장소, 배변을 보는 장소, 밥을 먹는 장소를 분리해야 반려견들이 헷갈리지 않고 습관을 들일 수 있다”는 이유였다.
 
청소와 정리가 끝난 뒤에는 산책이 이어졌다. 함께 산책하게 된 디올은 6~7살 되는 베링턴테리어로 정통성 있는 강아지였는데, 치주염으로 이가 다 빠져 침을 많이 흘려 다른 반려견들과는 격리돼 있었다. 주인에게 버려진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산책할 때는 꼭 배변을 수거해야 한다. 상가 앞에 볼일을 보지 않도록 가로수 쪽으로 산책을 시키고 이웃 주민이나 다른 강아지들과의 접촉은 되도록 피해 달라는 당부를 받았다. 특히, 이물질을 주워먹지 않도록 중간에 핸드폰을 하거나 한눈을 팔면 안 된다는 주의사항과 함께 산책로에 대한 안내를 받은 다음 디올의 목줄을 건네받고 밖으로 나섰다.
 
한 시간가량 주변 산책로와 골목길 산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 방향을 잡지 않아도 스스로 센터 방향으로 되돌아가는 디올이 신기했다. 디올은 호기심이 많고 유순했다.
 
센터 내에서 반려견들은 대형견과 소형견으로 분리되고 그 안에서도 성격별로 분류된다.
 
땡큐센터의 직원은 “대형견들은 소형견에 비해 실내에서 변을 보는 것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산책은 중요하다”며 “산책은 유기견들을 순화시키고 그들과 교감하는 목적도 있지만, 반려견들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 시간 정도 산책을 시키고 돌아온 반려견들은 짖지도 않고 한결 편안해 보였다.
 
 
학대와 괴롭힘으로부터 구출된 반려견들
 
센터에 있는 대부분의 유기견들은 학대로부터 구조된 경우가 많았다. 주인에게 학대받다 실명한 진돗개에서부터 애니멀 호더(Animal Hoarder)에게서 구출된 어린 강아지들까지 사연은 다양했지만, 이들이 사람들에게 당한 괴롭힘과 학대는 하나같이 상상을 초월했다.
 
특히, 땡큐센터에는 광주 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출된 강아지들이 많았는데, 애니멀 호더란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동물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수집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동물학대의 한 유형으로 일각에선 때리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애니멀 호더에게서 구출해온 강아지에게 안약을 넣어주는 직원은 애니멀 호더의 사육장에 대해 “청소도 이뤄지지 않고 사료도 없어 아이들이 점점 예민해지다가 궁극에는 서로 물어뜯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는 지옥과도 같은 곳”이라고 표현했다.
 
한 해 버려지는 유기동물처리현황(2013년 기준)을 보면 자연사 22.8%, 안락사 24.6%, 나머지 절반이 분양과 방사, 기증으로 이뤄진다. 절반 가까이가 죽음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유기동물이 증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람들의 책임감 부재다.
 
처음에는 작고 예쁘고 귀여워서 데려오지만, 시간이 지나 늙거나 병들면 귀찮고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내다버린다. 반려 동물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인식 변화가 있지만, 여전히 버려지는 유기견의 수는 줄지 않고 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동물사랑실천협회에서 국내 최초로 설립한 구호동물 입양센터는 애견 산업의 메카 충무로에서 무분별하게 생산하는 반려동물과 이에 대한 부작용을 제어하기 위해 문을 열었다. 동물을 사지 않고 입양하는 사회 문화를 확산시켜 지난 1년 동안 170여 마리의 구호 동물이 새로운 가족들을 만났다.
 
입양센터 1호점의 성공에 힘입어 설립된 땡큐센터 2호점인 답십리점에는 고양이까지 합쳐 총 68마리의 유기견과 유기묘가 있다. 답십리 땡큐센터에서는 이 중 한 달에 40마리의 동물을 입양 보낼 목표를 갖고 있다.
  

입양은 꼼꼼한 과정을 거쳐 이뤄지는데 구체적인 설문조사와 함께 입양자의 주거환경을 체크하는 등 반려견이 좋은 환경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입양할 때는 마지막에 책임 입양비(강아지 9만원, 고양이 7만원)를 내게 되는데, 이 비용은 센터 내의 다른 유기견과 유기묘를 위해 사용된다.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 오로지 시민의 후원만으로 운영되고 있는 동물사랑실천협회는 동물보호법 개정, 캠페인, 전국적인 동물구조 활동, 보호소 운영, 입양센터 건립, 다양한 동물학대에 대한 실태 조사, 교육, 어린이 생명존중교육 및 비건채식 카페 ‘공존’ 운영 등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동물학대와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건강까지 위협하는 육류 소비를 줄이기 위해 1층에서 운영하고 있는 비건 채식카페 ‘공존’은 동물보호활동이 채식과 연결돼 있음을 알리고 있다. 비건채식카페 공존의 모든 수익금은 100% 동물보호기금으로 사용된다.
 

유기견 봉사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동물사랑실천협회(http://fromcare01.cafe24.com) 봉사활동 코너에서 신청하면 퇴계로점과 답십리점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전화 신청은 안 된다.
 
갈 때 사료, 물티슈, 담요 등 챙겨갈 수 있는 것을 챙겨가는 것도 센터 운영에 도움된다. 센터에 필요한 물품들에는 물티슈, 휴지, 주방세제, 세탁세제, 고양이모래, 간식(대형 개 껌, 캔 등), 장난감, 신문지, 스카치테이프, 배변패드 등이 있다. 물품이 많이 모이면 보호소로도 전달 가능하다.
 

 
기사제공 = 엠미디어(M MEDIA) 라메드 편집부(www.remede.net ), 취재 곽은영 기자(kss@egihu.com), 촬영 권오경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