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녹음파일’에 휘청이는 이완구

입력 | 2015-02-11 03:00:00

‘언론 압박’ 녹취 싸고 청문회 파행
“김영란법 이젠 안막아줘” 발언… 파일 공개한 野 “인준 반대” 공세




청문회 첫날부터 곤욕 10일 국회에서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열린 가운데 이 후보자가 청문회장에서 청문위원들의 질의를 듣는 도중 입을 꼭 다물고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11일까지 진행된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여야는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언론 외압’ 논란을 빚은 녹음파일 공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청문회장에서 공개하자는 야당의 요구를 여당이 거부하자 야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1시간 반 분량의 녹음파일 중 일부를 전격 공개했다. 이 때문에 청문회는 두 차례 정회하는 등 파행했고, 이 후보자 국회 인준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지난달 말 일부 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통과를 빌미로 기자들에게 ‘협박성’ 발언을 했느냐는 점 등을 따지며 이 후보자의 언론관을 비판했다. 이 후보자가 “그런 발언을 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 나라의 총리 지명자가 그런 말을 했겠느냐”며 부인하자 야당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오후 4시 20분경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이 후보자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김영란법에 기자들이 초비상이거든? 안되겠어, 당해 봐. 이제 안 막아 줘”라고 발언한 내용이 들어 있다.

뒤늦게 이 후보자는 “과장됐거나 흥분된 상태에서 말을 한 것”이라며 “평소 가까운 기자들 앞에서 편안한 마음에서 반어법으로 한 것이지 진심으로 한 말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를 계기로 여야는 대응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핵심 관계자는 “이제는 인준에 반대할 수밖에 없다”며 “11일 청문회까지 보고 의총을 열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민동용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