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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시선]지역아동센터는 2016년이 벌써 두렵다

입력 | 2015-02-11 03:00:00


홍성억 충주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

어느새 1월 한 달이 지났다. 매년 그래 왔던 것처럼 올해도 어김없는 ‘고난의 1월’이었다.

간혹 고등학생도 이용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초등학생과 중학생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렵거나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아동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지역아동센터. 전국적으로 4000여 곳이 있으며 11만 명이 이용한다.

그런데 지역아동센터는 매년 1월 고난을 겪는다. 보통 매달 말까지 다음 달의 정부보조금이 집행된다. 하지만 1월의 경우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정도 늦게 집행된다.

이 보조금이 나오기 전까지는 지역아동센터장들이 알아서 운영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정원 29명의 아동센터를 기준으로, 교사 급여를 포함해 아이들 학습지도에 필요한 강사비와 체험학습비, 공과금 등 400여 만 원의 운영비가 든다. 그리고 매일 한 끼씩 아이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급식비도 150만∼200만 원이나 된다.

센터장들이 가진 재산이 많아서 센터를 운영하는 게 아니다.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돕기 위해 택한 봉사이고 직업이다. 한 달 급여는 100만 원 안팎이다. 그런 센터장들이 500만 원을 마련해야 1월 한 달을 버틸 수 있다. 후원금이라도 얻어 올 데가 있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후원금도 없는 지역아동센터는 고스란히 외상을 달든가, 카드를 긁어야 한다. 매년 한번도 거르지 않고, 조금도 나아질 기미 없이 반복되는 ‘고난의 1월’이다.

지역아동센터에 주는 정부 보조금 체계를 바꿔야 할 때가 됐다. 아무리 늦어도 1월 초까지는 집행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중앙정부에서 기초자치단체까지 보조금이 지출돼 일선 복지시설에 도달하는 데 20일에서 한 달 가까이 소요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보조금 신청 서류 받느라 일주일에서 열흘씩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1월 초에 미리 보조금을 지출하고 추후 서류를 갖추어도 될 것이다.

부디 내년부터는 지역아동센터에서 ‘고난의 1월’이 반복되지 않기를 소망해 본다. 더불어 매월 보조금 지출과 정산을 하도록 한 보건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운영 지침도 분기 또는 반기 단위로 바뀌었으면 한다. 불필요한 반복 업무를 줄여 주는 것도 업무의 전산화 못지않게 중요하다.

홍성억 충주시지역아동센터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