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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서 독립된 교육위원회 만들어 백년대계 세우자”

입력 | 2015-02-11 03:00:00

‘선진사회 과제’ 마지막 심포지엄




복잡하고 고질적인 교육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장기적이고 거시적이며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는 독립된 교육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인촌기념회와 동아일보, 채널A, 고려대가 10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무한 경쟁에서 개성 존중의 시대로’라는 주제로 공동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안병영 전 교육부 장관은 “교육이 총체적 난국을 초래한 주범으로 공격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교육이야말로 미래 한국을 건설할 수 있는 창조의 샘”이라며 “수월성과 형평성의 균형, 경쟁과 상생의 조화를 위해 초당파적인 가칭 ‘미래한국교육위원회’를 창설하자”고 제안했다. 민경찬 연세대 교수를 비롯한 상당수 참석자들도 교육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이날 심포지엄은 ‘선진사회로 가는 대한민국의 과제’를 주제로 한 연속 심포지엄의 4번째로 한국의 미래를 교육에서 찾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심포지엄에서는 미래에 필요한 인간상과 이를 기르기 위한 평가와 선발 방식, 시민교육 활성화 방안 등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교육을 통해 어떤 인간을 길러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한용진 고려대 교수는 “현대 사회에 요구되는 교육적 인간상은 절제와 용기와 지혜의 덕을 조화롭게 갖춘 ‘멋있는 사람’”이라며 “사람마다의 특성에 맞춰 이런 덕목을 발현할 수 있도록 교육적 인간상을 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은 “전통적이고 수직적인 학습 패러다임을 학습자가 주체가 되어 공감, 공유, 공생할 수 있는 수평적 ‘학습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 “공교육 정상화 위해 내신-수능 절대평가로” ▼

공교육과 대학 입시를 정상화하기 위해 중고교 내신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꿔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현행 선발과 평가 방식으로는 미래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울 수 없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이다.

성태제 이화여대 교수는 “내신은 수행능력과 창의력 위주로 절대평가하고, 수능은 5단계 또는 7단계 고정분할 방식의 절대평가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김창동 서울 양정고 교장은 “EBS 교재가 고3 교과서를 대신하며 학교 수업의 파행을 유발하고 있다”며 “수능과 EBS의 연계율을 대폭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학에는 입시의 자율성을 주되 공교육에 대한 책무성을 갖게 하자는 제언도 나왔다. 서남수 전 교육부 장관은 “이제 대학은 학생을 어떻게 선발해야 중고교에서 인성과 창의교육이 잘되겠는가를 고민하고 노력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한국적인 시민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송호근 서울대 교수는 “국가를 정점으로 하는 수직적 ‘국민의 시대’에서 동시대인과의 공동체적 우애를 중시하는 수평적 ‘시민의 시대’로 넘어가야 한다”면서 “시민교육에 대해 합의를 이루고 제도를 마련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자”고 말했다.

이날 심포지엄의 의의에 대해 이용훈 인촌기념회 이사장은 “교육은 국가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가장 근본적인 과제”라며 “학벌이 아닌 능력으로 평가받고 창의력과 인성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균 foryou@donga.com·남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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