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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민 ‘독이 된 계약서’

입력 | 2015-02-12 06:40:00

윤석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메이저리그도 한국행도 험난…윤석민의 진퇴양난

볼티모어 스프링캠프 초청 명단서 제외
2년간 마이너 잔류 위기…한국행도 희박
슈퍼에이전트 보라스가 주도했던 계약서
40인 로스터 제외로 강등 거부권 되레 독
윤석민, 마이너서 자신의 가치 증명해야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독이 됐다. 자칫하다간 마이너리그에서 2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한국으로 돌아오기도 쉽지 않다.

볼티모어 오리올스서 뛰고 있는 윤석민(29) 이야기다. 볼티모어는 11일(한국시간) 2월 중순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 명단 56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벅 쇼월터 감독이 언론에 밝힌 것처럼 윤석민의 이름은 없었다. 40인 로스터에 없다고 하지만 연평균 180만 달러 이상을 받는 투수를 초청선수로도 부르지 않았다. 윤석민은 앞서 볼티모어에 조기에 캠프에 합류하고 싶다는 의사도 전했지만 감독의 외면으로 이제 마이너리그 캠프에서 훈련하게 됐다.

● 윤석민, 미국 변호사 고용해 계약서 세심하게 검토

1년 전, 슈퍼 에이전트로 불리는 스캇 보라스는 윤석민과 볼티모어의 계약을 주도했다. 주요 계약 내용은 3년 보장액수 575만 달러(약 63억원), 최대 1325만 달러 그리고 2015년부터 적용되는 마이너리그 거부권이었다. 윤석민이 사인한 가장 큰 이유도 마이너리그 거부권 옵션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에이전트와 구단 모두 윤석민에게 2015년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 포함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여러 의구심이 든 윤석민은 미국 변호사를 고용해 에이전트와 구단이 협상한 내용이 담긴 영문 계약서를 따져봤다. 윤석민은 지난달 17일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처음으로 “사실 미국 변호사를 고용해 계약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검토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털어놨다. 계약서 검토 결과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은 있지만 40인 로스터 보장 등 다른 세부조항에선 미흡했다.

● 독이 된 마이너리그 거부권…빅리그 꿈 더 험난

볼티모어는 지난해 시즌 후 윤석민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트리플A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비교적 높은 몸값을 감당하며 영입할 다른 구단이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리고 로스터에서 제외되는 동시에 2015년부터 마이너리그를 거부할 수 있다는 조항 앞에는 새로운 장벽이 생겼다. 만약 윤석민이 40인 로스터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여했다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있어 시즌 개막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40인 로스터에도 없는 마이너리그 선수신분이 됐기 때문에 빅리그로 향하는 꿈은 매우 험난해졌다.

만약 벅 쇼월터 감독과 구단이 마이너리그 거부권과 메이저리그에서 다양한 보너스 옵션에 부담을 느껴 끝까지 부르지 않는다면 윤석민은 29∼30세 시즌 2년을 마이너리그에서 보내야 한다.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당장 특급 선발로 대우를 받겠지만 볼티모어와 맺은 계약기간은 아직 2년이 남아있다. 조건 없는 방출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제 윤석민은 마이너리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볼티모어 내에서 해법을 찾거나 매력적인 트레이드 카드가 될 수 있는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윤석민의 앞길이 그리 순탄하지 만은 않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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