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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05중 추돌에 공사장 붕괴…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친 나라

입력 | 2015-02-12 00:00:00


어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상부도로에서 발생한 105중 추돌사고는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m에 불과한 상황에서도 시속 100km 안팎으로 운전하던 운전자들의 안전불감증에 당국의 안전관리 미비가 겹쳐 발생했다. 도로교통법은 ‘폭우 폭설 안개 등으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인 경우 최고속도의 50%로 감속 운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영종대교 앞 고속도로에 설치된 가변정보 전광판은 짙은 안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를 분석해보면 안개 낀 날 교통사고의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10.6명으로 비(2.9명)나 눈(2.5명)이 내리는 날보다 높다. 국내 최악의 추돌사고로 기록된 2006년 10월 3일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도 안갯속 과속으로 시작돼 11명이 숨지고 50여 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영종대교 운영사인 신공항하이웨이 관리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 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통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안개가 자주 끼는 인천 영종대교에는 안개 관측 장비가 한 대도 설치돼 있지 않다. 기상청이 2009년부터 시행 중인 안개특보제도 5년이 넘도록 시범 운용만 반복해 대형사고의 가능성이 방치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제 오후에는 서울 동작구 사당종합체육관 신축 공사장 일부가 무너지면서 작업자 11명이 매몰됐다 다행히 구조됐다. 서울시는 천장 붕괴 사고 원인으로 꼽히는 동바리 시공 부실 문제를 지난해 10월 점검을 통해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나 시정 여부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아 예측된 재난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2월 27일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 참사 후 1년 가까이 지났지만 11개 정부 후속대책 중 5개가 실행도 되지 못하고 있다. 관련법이 국회에 계류 중이거나 시행령이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소 잃고 외양간도 제대로 못 고치는 안전관리 수준으론 안전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