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총리 후보자 청문회] 녹음파일 내용 부인하다 “송구”… 1차신검 장소 틀리자 “기억 안나” 유리한 질문 나오면 웃음-여유
‘그때그때 달라요.’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는 10, 11일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상황에 따라 답변 태도가 확연히 달라졌다. 불리하거나 난처한 상황에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거나 최근 잠을 못 자 정신이 혼미하다는 식으로 넘어가려고 했다.
앞뒤로 말이 바뀐 대표적 사례는 10일 청문회에서 언론 외압 시비를 부른 녹음파일 관련 문답이었다. 야당 의원들이 이 후보자에게 김영란법 등 문제의 녹음파일 내용을 따져묻자 이 후보자는 처음에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단호히 부인했다. 이 후보자는 녹음파일이 공개되기 전 오전 질의에선 “(김영란법 통과 협박성 발언 등이 담긴) 그런 녹취록이 있으면 틀어 달라”며 야당 의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듯한 질문이 나오면 즉답을 회피하며 모호한 태도를 보인 경우도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진선미 의원이 10일 이 후보자의 병적기록부를 제시하며 “1차 신체검사를 X선 설비가 없는 충남 홍성에서 받은 탓에 1급 현역을 받았다고 해명한 것은 거짓”이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자는 “40년 전 일이라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얼버무렸다. 여당 의원들이 엄호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듯한 질문이 나올 경우엔 웃음을 짓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11일 청문회에서 충남도지사 재직 시절인 2008년 보령에서 바닷물 범람 사고가 일어났을 당시 골프를 치다가 사고 현장 도착이 늦어진 적이 있었냐는 지적에 이 후보자는 “언론사 취재에 응하며 당시 모든 비서들의 휴대전화를 모아놓고 점검을 하고 통신회사 통신기록까지 조회해서 해명했다”고 자신감 있게 답했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